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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1>운동의 외적·내적 효과

편집자주

완숙기에 접어든 '장청년'들이 멋과 품격, 건강을 함께 지키며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합니다.

시니어 마라톤 동호회 '철마회' 회원들이 새벽 서울 양천구 도림천에서 모여 함께 마라톤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Q: 70대 초반의 남성 A다. 은퇴 후 예전의 루틴들이 무너지고 다소 무기력한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우연히 공원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비슷한 또래들을 목격한 뒤 ‘실버 스포츠’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오랜 기간 운동을 멀리해서 그런지 막상 운동장에 나가려면 귀찮기도 하고 정말 운동 효과가 있는 건지 확신이 들지도 않는다. 주변에서는 “운동을 하면 건강이 좋아진다”라고는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실버 세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가?

A: 운동을 하면 건강 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신체적인 건강 외에도 노년기에 청춘을 느끼게 해줄 만한 행복 요소가 더 많다.

첫째, 운동은 만남과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준다. 노년기에는 사회적 관계가 젊을 때보다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은 노년기의 각종 어려움을 더욱 부추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스포츠 활동이 잃어버린 사회적 연결을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책길에서 나누는 가벼운 안부 인사. 게이트볼장에서 함께한 친구를 위해 “굿샷!”을 외치는 응원. 헬스장에서 함께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 이런 소소한 순간이 쌓여 마음의 벽을 허물고, 사람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은퇴 후 줄어들었던 만남의 기회가 스포츠를 통해 다시 살아나면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내가 아직 당당한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라는 자신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스포츠 활동이 이루어지는 시공간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더불어 이런 사회 활동은 심리적 안정감과 정서적 안정을 제공,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파크골프 경기. 한국일보 자료사진


둘째, 파크 골프, 게이트볼 등 스포츠 활동에 완전히 집중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걱정은 바로 기억력 저하, 인지 기능 감퇴다. 그래서 신체 활동을 통해 집중력을 요구하는 몰입 경험을 추천한다. 몰입 경험은 뇌를 활발하게 사용하게 되고, 이는 기억력 유지 및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파크골프장에서 한 타 한 타 신중하게 샷을 하면서 순간적으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뇌는 계속해서 전략을 세우고, 거리와 각도를 계산하며, 다양한 판단을 하게 된다. 또 이런 집중력을 요구하는 활동은 뇌의 신경세포 활성화를 촉진해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세 번째, ‘작은 성공’이 누적된다는 점이다. 실전 게임에서의 승리, 대회 우승 등 거창한 성공을 말하는 게 아니다. 테니스장에서 공을 받아넘기는 기술이 향상됐을 때, 게이트볼에서 멋진 샷에 성공했을 때. 이런 작은 성공을 하나씩 달성하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결국 전체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원동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노년기에는 신체능력이 다소 위축되다 보니, ‘이 나이에 뭘 새로 배우겠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도전에 소극적일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엔 힘들었던 스트레칭 동작이 어느 순간 수월해지고, 파크골프에서 점점 더 좋은 점수를 기록하게 되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또한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신체적으로 건강해지면 일상생활에서도 활력이 넘치고, 외출이나 사회적 활동에도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이는 결국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자연과의 교감이 이뤄진다. 공원에서의 산책, 골프장에서의 경기, 강변에서의 자전거 타기 등은 신체 활동뿐만 아니라 자연이 주는 치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정서적 안정과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노년기의 스포츠 활동은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스포츠 활동을 더 권장한다. 물론 춥고 덥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헬스장과 같은 실내 체육시설을 이용하자.



강현희 명지전문대 겸임교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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