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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자서전 <희망>. 가톨릭출판사 제공


“화려한 장례 제대도, 관을 닫는 특별한 의식도 없애기로 했습니다. 품위는 지키되, 다른 그리스도인들처럼 소박하게 치르고 싶습니다.”

폐렴과 기관지염으로 위중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서전 <희망>에서 죽음에 임하는 심정을 담백하게 밝혔다. 교황은 “저를 위한 모든 장례 준비는 끝났다고 한다. 교황 장례 예식이 너무 성대해서 담당자와 상의하여 간소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선출 직후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교황청 국무원장에게 사임서를 맡겨 두었다”고도 했다.

교황의 첫 공식 자서전 국내판이 다음달 13일 국내에 공식 출간된다고 가톨릭출판사가 25일 밝혔다. <희망>은 교황이 6년간 직접 쓴 이 책은 역사상 최초 교황 자서전으로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동시 출간된다.

교황은 자서전에서 조부모가 1929년 이탈리아를 떠나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때부터 자라온 과정, 젊은 시절의 고민, 사제 때의 경험과 교황 선출 전후의 일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교황은 자서전을 사후에 출간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가톨릭 교회의 희년을 맞이해 출간하기로 했다. 국내판 번역에는 이재협 서울대교구 신부와 바티칸뉴스 한국어 번역팀이 참여했다.

교황은 자신이 선출된 2013년 3월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를 떠올리며 “언론에서 거론하며 주목했던 유력한 교황 후보들은 따로 있었다”며 “콘클라베의 결과가 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물며 교황의 이름을 고민해 볼 처지였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수락)연설문은 준비하셨나요?”라는 다른 추기경의 말을 들어도 “또 다른 농담인가, 아니면 의례적인 인사말인가 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네번째 투표에서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됐지만 교황은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았다”고 했다.

교황은 “재위 초기에는 임기가 짧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3년이나 4년 정도”라며 “콘클라베를 빨리 끝내기 위해 제가 선출됐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네 개의 회칙, 많은 교서와 교령, 교황 권고들을 쓰게 될 줄도, 60개국이 넘는 나라를 방문할 줄도 몰랐다”고도 했다. 2021년 3월 교황으로는 사상 처음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 자신을 노린 자폭 테러범이 있다는 첩보를 영국 정보기관에서 받았으며, 이라크 경찰이 이들을 발견해 제압하던 중 폭사했다는 사실도 자서전에 밝혔다.

교황은 재임 초기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만나 흰 상자를 건네받으며 “모든 것이 여기 들어있습니다”라는 말을 전해 들은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그것은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 학대와 부패 사건, 어두운 거래, 온갖 비리에 관한 문서들”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교황은 “민주주의가 요즘 힘을 잃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진정한 참여가 무엇인지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인기 영합적인 개인 숭배나 일시적인 후보 우상화는 결국 유권자들의 투표 표기만 부추길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우려되는 것은 정치권의 행태”라며 “사람들의 두려움이나 현실적 고충을 교묘히 이용하여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하고, 눈앞의 목표만을 좇는 근시안적인 모습이 만연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생명과 죽음을 알고리즘이 좌우해서는 안 된다”며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와 사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이라고도 했다.

낮은 자에 관심을 기울이며 진보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들어 온 교황은 “지구를 오염시키는 이들을 축복하는 것은 매우 중되한 죄임에도 아무도 문제 삼지 않으면서, 교황이 이혼한 여성이나 동성애자를 축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비난하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며 “교회가 포용적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이 얼마나 위선적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도 했다.

교황은 책 마지막에 자신을 “한낱 지나가는 발걸음”이라고 표현하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의 종들의 종”으로서 더 나은 길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출판사는 자서전 출판을 두고 “희망이 필요한 이 시대에 전 세계인들이 사랑과 용기를 품고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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