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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다리 밑 지나다니며 불안했다”
소방 등 관계자 외 사고 현장에 접근 못해
“어떻게 다리가 무너지나…안전불감증”
25일 인명피해가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공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구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9분께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산~용인 구간 연결공사 교량 2단계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중상 5명·경상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25.2.25 이준헌 기자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교각 상판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어요.”

25일 오전 경기 안성시 서운면 고속도로 교각 상판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만난 50대 김모씨는 “외출하려고 차에 시동을 건 순간 굉음을 듣고 집에 돌아와 CCTV로 다리가 무너지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 집 CCTV에 교각 붕괴 장면이 찍힌 시간은 오전 9시49분쯤이었다. 김씨는 “CCTV로 보니 자동차 두 대가 사고 지점을 지나자마자 상판이 쏟아져 내렸다”고 아찔했던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날 찾은 사고 현장은 일반 차량들이 지나는 교각 아래 도로 위까지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상판 구조물로 뒤덮인 상태였다. 당시 차량들이 조금만 늦게 지나갔더라도 구조물에 깔려 피해가 더 커질뻔했다.

사고 직후 출동한 소방당국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포클레인과 유압 절단기 등으로 제거해가며 구조작업을 벌였다. 무너진 구조물의 양이 워낙 많았던 탓에 구조에만 4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구조물이 무너져내린 다리 아래 도로는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통제선 설치됐다. 소방과 경찰, 국토교통부 등에서 사고 수습과 조사를 위해 현장에 파견된 인력 외에는 철저히 출입이 통제됐다. 교각 아래에서는 굴삭기 등을 동원해 무너진 구조물을 치우는 작업이 진행됐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달려온 인근 주민들은 “사고 당시 굉음과 진동이 울리더니 분진 가루가 솟구쳤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지점은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와 충남 천안시 입장면 도림리 경계 지점에 위치해 있다. 작은 하천을 경계로 안성과 천안이 나뉘는 지역이다.

25일 인명피해가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공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구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9분께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산~용인 구간 연결공사 교량 2단계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중상 5명·경상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25.2.25 이준헌 기자


일부 주민은 평소에도 공사 현장 인근을 지날 때 불안감을 느꼈다고 했다.

건설 현장 인근 사찰에서 안전요원으로 근무한다는 김모씨(71)는 “교각 인근에 거주하는 지인 얘기를 들어보니 ‘다리가 무너진 뒤 분진이 많이 났다’고 한다”며 “다리가 워낙 높게 지어지다보니 다리 밑을 지나면서도 늘 불안했고, 고속도로가 준공되더라도 혹여나 관광버스나 트럭 같은 게 다리를 지나다 떨어지면 큰 사고가 발생하진 않을 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에 사는 70대 부부는 “당연히 교각 구조물이 단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붕괴된 현장을 보니 충격이었다”며 “어떻게 다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지, 이게 다 안전불감증 때문인 것만 같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고경만 안성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부상을 입은 인부들 중에는 교각 위에서 추락을 하면서 구조물에 치여 중상자분들이 많다”며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사고 수습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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