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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갈등 피하다 신산업 부재”
한은, 기준금리 年 2.75%로 인하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5%, 내년 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면서 “그것이 우리의 실력”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산업을 키우지 않고 반도체, 자동차 등 기존 산업에만 의존해온 한국 경제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 총재는 25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인하하는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변화할 때 국내에선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산업을 도입하려면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데 그 사회적인 갈등을 감내하기 어려워 이것저것 피하다 보니 새 산업이 하나도 도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매출 기준 한·미 상위 15대 기업을 비교해 한국의 경우 신규 진입 기업이 1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 전망(1.8%)에 관해서도 “우리는 과거 고도성장에 익숙해져 있어 1.8%면 위기라고 하는데,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등과의 경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해외 노동자도 데려오지 않는다”며 “1.8% 이상 성장하려면 재정을 동원하고 금리를 낮춰야 하는데 이러면 가계부채가 늘고 재정도 문제가 생긴다. 그보다 높은 성장을 하려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단기적으로 어렵더라도 그것(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게 계속 드리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2022년 4월 취임 이후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선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한은은 그간 여러 보고서와 행사 등을 통해 저출생·고령화·지역불균형·입시 문제 등 국내 구조개혁 이슈를 다뤘다.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과의 견해 차이도 확인했다. 그는 “(KDI가) 추경이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 부분은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왜 필요 없다고 했는지는 KDI가 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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