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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산∼용인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철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인 인부들이 사망하거나 다친 사건이 발생한 25일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구간 천용천교 공사 현장에서 건설 중이던 교각 상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상판에서 일하던 노동자 10명이 50여 미터 아래로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5명은 중상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있다.

2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오전 9시49분쯤 안성시 서운면 공사현장에서 천용천교 상판 210m 구간이 한꺼번에 붕괴했다. 이 사고로 상판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0명이 붕괴한 구조물과 함께 52m 아래로 추락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다수의 인명피해를 우려해 오전 10시15분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구조에 나섰다. 사고현장에 도착한 구조팀은 오전 10시22분 1명을 최초 구조했다. 오후 2시21분 심정지 상태의 노동자를 구조한 것을 끝으로 구조작업이 마무리됐다.

구조자 중 4명(한국인 2, 중국인 2)은 숨지고 6명(한국인 5, 중국인 1)은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5명은 중상이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인근 병원 및 장례식장으로 이송됐다.

사고는 미리 세워진 교각 위에 상판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교각 위에서는 런처(크레인)을 이용해 교각 상판의 빔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상행선(안성방향) 방향 빔 설치는 끝낸 상태였고, 나머지 하행선(천안방향) 빔을 설치하기 위해 런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상판이 붕괴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산∼용인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철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인 인부들이 사망하거나 다친 사건이 발생한 25일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사고가 난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총 연장 134km로,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했다. 크게 안성~구리(71㎞), 세종~안성(62㎞) 등 2개 구간으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됐다. 사고 현장은 세종~안성 구간에 포함된 구간이다. 안성~구리 구간은 올해 1월 1일 개통해 차량이 통행 중이다.

세종~안성 구간은 2026년 말 개통 예정이었다. 이날 붕괴한 천용천교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 호반산업, 범양건영 컨소시엄이 맡고 있다. 컨소시엄 주관사는 지분 50%를 가진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는 이날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대책본부장은 국토부 장관이 맡는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사고 발생 즉시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을 현장에 급파해 작업 중지를 명령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8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천안구간 붕괴현장 위치도.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교각 사이를 연결하는 상부 구조물인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 중이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거더와 교량 양쪽 끝을 잘 결속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긴건지, 아니면 크레인을 이용해 교각 위에 올려져 있던 상판 연결 작업을 하던 도중 균형을 잡는데 문제가 생긴건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연속해서 거더가 무너진 것을 보면 시공 과정 중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설치 중이던 빔은 집으로 따지면 ‘대들보’ 같은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라며 “빔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는 편하중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원인은 수사를 통해 밝혀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고경만 안성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현장에 있던 사람 모두가 작업 중이었기 때문에 현장을 목격한 관계자가 없다”면서 “현재까지 추정되는 원인은 아직 없으며, 공사 관계자에게 원인 등을 파악하려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입장문을 내고 “현장의 인명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모든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도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사고 수습 및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공식 사과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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