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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설치용 대형 크레인 이동중 추락
교각 충격 뒤 차례로 구조물 붕괴
25일 오전 9시 49분께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교량 연결작업 중 상판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인부 1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사진은 붕괴 현장 모습.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각이 붕괴해 중국동포 등 노동자 4명이 숨졌다. 또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5일 오전 9시49분께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세종~안성 고속도로 9공구의 청룡천교 공사 현장에서 교각에 설치한 대들보(거더)들이 52m 아래 지상으로 붕괴했다.

이 사고로 빔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10명도 지상으로 추락해 권아무개(48), 강아무개(59·중국), 이아무개(65·중국)씨 등 4명이 숨지고 서아무개(52)씨 등 6명이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부상자 6명 가운데 중상은 5명, 경상은 1명이다.

공사 현장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보면, 이동하던 대형 크레인이 첫째~둘째 교각 사이로 빠지면서 교각들에 걸치듯 충격을 주었고, 이어 교각들이 흔들리면서 둘째~셋째, 셋째~넷째 교각에 걸쳐 있던 콘크리트 거더들(전체 길이 약 210m)이 차례로 꺾여 지상으로 추락했다.

소방청과 경기소방본부는 “작업인원 10명이 교각 위에서 빔 작업 확인 및 빔 거치작업 중 기계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해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공사장 인근에 사는 윤석남(73)씨는 “누워있는데 갑자기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나고 창문이 흔들렸다. 지진 난 줄 알고 밖을 내다보니 다리가 무너지고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말했다.

심현보(63·토목업)씨는 “출근하다 사고 현장을 봤는데 빔을 옮기는 크레인이 교각에 걸쳐 있었다. 크레인이 움직이려면 사람이 발을 디디고 걷듯 이동시키는데 디딤축이 크레인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첫 신고를 받은 충남소방본부는 소방차 등 구조 차량 18대, 인력 53명을 출동시켜 구조에 나섰다.

이어 사고 관할관서인 경기도소방재난본부도 오전 10시3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매몰자 구조에 나섰다.

소방청은 오전 10시15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교각 위 거더 설치를 마치고 크레인 등 장비를 지상으로 철수하는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건설처 현장 안전담당자는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등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사고 수습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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