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2·3 내란 ‘진실과 거짓’

윤석열 “계엄 해제 결의 나오자마자 철수 지시”
김용현 “2시쯤 내가 철수 건의, 대통령 승인”
실제 철수 이보다 빨라…양쪽 다 거짓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계엄 해제 요구 결의 나오자마자 장관과 계엄사령관을 제 방에 불러 군 철수를 지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탄핵 재판 때 이렇게 주장하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곧바로 수용해 군을 철수시켰다고 했다. ‘경고성, 대국민 호소용’이었기에 국회의 해제 요구를 곧바로 수용한 것이고 제2·3의 계엄 계획도 없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게) 철수 건의를 드리고 대통령께서 승인하셔서 그에 따라 철수를 지시”했다며 “(새벽) 2시쯤 철수 건의를 드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약간 차이가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사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23일 한겨레가 비상계엄 때 동원된 군사령관들의 검찰 진술 등을 분석한 결과,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병력이 철수한 경우는 없었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당사, 여론조사꽃 등 가장 많은 곳에 병력을 보냈던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철수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3분 국회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 6분 뒤인 1시9분 김 전 장관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국회뿐만 아니고 선관위 등 전부 철수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알았다”면서도 “조금만 더 버텼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검찰에서 국회로 출동했던 조성현 1경비단장이 철수하겠다고 보고하자 이를 승인했다. 이 전 사령관은 “조성현이 ‘특전사가 철수합니다. 저희도 철수하겠습니다’라고 해서 ‘특전사가 모여 있는 데 같이 있다가 인원·장비 확인해라. 내가 가서 인원·장비 확인하겠다’고 했는데, 국회 안으로 못 들어가서 확인을 못 했다”며 “조성현이 전화가 와서 ‘인원·장비 모두 이상 없습니다’라고 해서 ‘철수해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사령관이 조 단장의 철수를 승인한 시각은 새벽 1시40분께로 추정된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검찰에서 “국회에서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는 의결을 했다는 내용을 봤다”며 “상황이 끝난 이상 더 이상 우리 병력을 그곳에 둘 수도 없었기 때문에 새벽 1시30분경 팀장에게 우리 병력을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선관위에 출동한 정보사 간부의 진술도 문 사령관과 일치한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경우는 진술이 엇갈린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에서 새벽 1시30분에서 2시 사이 국회와 선관위로 출동한 부대원들에게 대기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하지만, 정성우 방첩사 1처장은 여 전 사령관에게 대기·철수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두 경우 모두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은 아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329 [속보] 尹 대통령, 최후 변론 위해 구치소에서 헌재로 출발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8 [초대석] '탈퇴' 김상욱 "외로워지고 있죠‥그런데 대가는 치러야죠?"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7 국회 측 “선출된 사람이 선거 공정성에 의문 제기하면 민주공화국 존립 불가”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6 윤상현 “윤석열 대통령 40분 최후변론···국민통합 메시지 나올 것”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5 [속보] 국회 측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선거·대의제도 신뢰성 훼손"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4 [속보] 尹대통령, 최후 변론 위해 구치소에서 헌재로 출발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3 윤 탄핵심판 마지막 증거 조사 마쳐…“국회 단전 있었다”·“의원 제지 없었다”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2 [단독] 계엄 이틀 뒤, 국회협력단서 나온 종이가방 4개…검찰, 출입내역 확보(영상)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1 트럼프와 푸틴, ‘예측불허 브로맨스’는 어떻게 꽃피었나?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20 하다하다…국회 봉쇄없었다며 의장 월담 영상까지 낸 윤석열쪽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9 “박근혜 때는 사상자 발생”···윤석열 탄핵 결정 앞두고 경찰 초긴장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8 [속보] 국회 측 “선출된 사람이 선거 공정성에 의문 제기하면 민주공화국 존립 불가”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7 [속보] 국회 측 “비상계엄, 헌법 파괴·민주공화국 전복 행위...尹 신속히 파면돼야”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6 안성 고속도로 공사장 붕괴…“차 심하게 떨려” “500m 밖에서도 굉음”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5 [2보] 헌재 '마은혁 임명보류' 권한쟁의 27일 결론…오전 10시 선고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4 [육성 공개] 김건희, 명태균에 “당선인이 전화해 ‘김영선 밀으라’ 했다”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3 이라크가 한국의 천궁-II를 구매한 소름 돋는 이유 [무기로 읽는 세상]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2 [속보] 헌재, 27일 ‘마은혁 재판관 불임명 권한쟁의심판’ 선고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1 ‘교량 붕괴’ 블박 영상 운전자 “5초만 늦었으면…끔찍” new 랭크뉴스 2025.02.25
47310 FIU "업비트 3개월간 신규 고객 가상 자산 입출고 제한" new 랭크뉴스 202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