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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보고서]
<1>여론조사와 공천개입의 진실
김 여사, '공천 → 당선' 김영선 장기돌 삼아
"당대표 나가라" "지역구 바꿔라" 관여 정황
컷오프 전 '언질'..."김상민 지원" 요구하기도

편집자주

명태균은 정치 컨설턴트인가 정치 브로커인가. 서울중앙지검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명태균 사건은 '태풍의 눈'이 될 조짐이다. 한국일보는 명태균 통화 녹취록과 메시지 내역 등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입수해 그를 둘러싼 불편한 얘기를 가감없이 공개한다. 파편적이고 편향적으로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을 검증하고 향후 어떤 의혹을 규명해야 하는지도 살펴봤다. 여론조사와 선거 캠프 등 정치권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분석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3일 창원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여사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여의도에 입성한 뒤에도 김 전 의원 및 명태균씨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들기 위해 김 전 의원에게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나 지역구 이동을 권유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다. 자신의 도움으로 김 전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고 보고 그를 '장기돌' 삼아 집권여당 당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된다.

2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의원은 2023년 1월 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군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차기 당대표 지지율'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대표 경선 출마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가상대결 지지율을 파악해 본 것이다. 김 전 의원은 해당 여론조사에서 6% 지지율을 얻어 3위(김기현 24%, 조경태 14%)를 기록했다. 이준석 대표가 물러난 뒤 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둔 시점이었다.

'윤심'은 김기현 의원에게 쏠려 있었지만, '비윤' 나경원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는 행보를 이어가자 대통령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 전 의원은 인지도에선 나 의원에게 미치지 못하지만 '다선'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출마하게 되면 나 의원 표를 잠식하는 '저격수' 역할은 할 수 있었다.

김 여사와 김 전 의원, 명씨의 관계를 고려하면, 김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는 김 여사와의 교감 아래 검토됐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검찰은 김 전 의원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금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가 의원님 당대표 나가라 하더라' 이걸 계속 밀고 있다"고 언급한 의원실 관계자의 통화녹음을 확보했다.
의원실 관계자들은 "우리는 어차피 1등 하러 가는 게 아니다"라거나 "나경원만 무찌르면 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전해들은 명씨 얘기가 사실이라면, 아무 권한 없는 영부인이 여당 당대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는 그들의 목표였던 나 의원의 경선 불출마로 현실화되진 않았다.

컷오프 발표 전 연락해 "김상민 지원" "장관직 제안" 의혹도



김 여사가 지난해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김 전 의원은 2024년 2월 18일 밤 지역언론을 통해 자신의 지역구인 '창원의창' 출마 포기와 '김해갑'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검찰은 김 여사의 입김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명씨와 김 여사의 텔레그램 내역에 따르면, 명씨는 2월 18일 오후 김 여사에게 "여사님 말씀대로 김해갑 경선도 참여하겠다는 기사를 내겠다"면서도 김 전 의원의 단수공천을 부탁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단수를 주면 나 역시 좋지만 기본전략은 경선이 돼야 한다"며 난색을 표한다. 김 여사는 이후 김 전 의원과 3차례에 걸쳐 13분 동안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밤 명씨는 강혜경씨에게 "내일 아침 김영선 컷오프가 발표된다. 여사님한테 직접 전화 왔다"며 김해갑 출마선언 보도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 이동을 요구하며 어떤 당근을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이 지난해 명씨를 조사하면서 "2월 18일 밤 김 여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를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겠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냐"고 추궁하자, 명씨는 "대통령과 영부인께는 항상 그런 말을 올려야 하지 않겠냐. 연락 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라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명씨는 자신이 구속기소되자 김 여사를 향한 입장을 바꿨다. 명씨는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당시 김 여사가 '김상민 검사의 창원의창 당선을 지원하면 김 전 의원에게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김 여사를 상대로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 이동을 제안한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1. ① 여론조사와 공천개입의 진실
    1. • 尹 부부·당대표·공관위 모두 포섭 정황… 명태균의 공천 청탁 전모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310410002198)
    2. • "잘못 짜깁기해" "빼주세요"… 김건희, '尹 맞춤 조사' 받고 '김영선 공천' 보답했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222280001535)
    3. • "판세 잘 짠다" 평판에 명태균 '스카우트'... 갈등 빚다 尹 부부 뇌관으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114100002742)
    4. • 김영선 당대표 여론조사도 돌린 명태균..."김건희 여사가 경선 나가라고"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314020004490)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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