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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기준금리 ‘3%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환율 불안에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지만,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워지자 경기 부양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한 달 만에 다시 틀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에서 2.75%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3년2개월 만에 금리 낮추는 방향으로 통화 정책을 바꿨다. 이후 한 차례 더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지난달에는 예상 밖 동결을 택했다. 비상계엄으로 시작해 대통령 탄핵 소추로 이어진 국내 정치 불안에 환율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한 점도 변수였다.

이날 인하 결정에 2022년 10월부터 시작한 기준금리 ‘3% 시대’도 2년4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당시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연 2.5→3%로 올리는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았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간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기준금리가 이번에 다시 2%대로 떨어지면서, 미국 기준금리(연 4.25~4.5%)와 격차는 최대 1.75%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이번 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예견된 행보였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언제든 인하로 방향을 다시 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모든 분이 다 현재 경기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은이 바라보는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은 시간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측치는 기존 1.9%에서 1.5%로 대폭 내려갔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0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효과를 0.2%포인트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1.9%가 아닌 1.6~1.7%로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는 성장률 예측치를 이보다 더 낮췄다.

한은이 일단 통화 정책을 완화하기로 했지만, 유의미한 경기 반등을 이끌어내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 국내 정치와 트럼프 신정부가 만들어 낸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환율과 물가 불안에 금리 인하의 속도를 더 높이기도 어려워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가경정예산 같은 재정 정책은 국회 합의가 어렵고, 기준금리를 너무 낮추면 환율과 물가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면서 “한은이 최근 발표한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한도를 확대해 어려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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