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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련·기사련 28.6% 득표율 1위…집권 사민당은 3위
‘차기 총리 유력’ 메르츠 대표 “4월20일까지 연정 협상”
최우선 과제는 ‘미 의존 종식’…대러시아 강경파 분류
메르츠 “미국으로부터 실질적 독립 이루겠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연합(CDU) 대표가 23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총선에서 승리한 후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베를린 |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중도보수 기독민주연합(CDU)·기독사회연합(CSU) 연합이 제1당에 오르면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기민련)가 2021년 12월 퇴진한 후 약 3년 만에 다시 보수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련 대표는 중도보수 진영을 우경화시킨 시장자유주의자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독일 정책에서 ‘우향우’ 흐름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민·기사 연합은 28.6% 지지를 얻어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20.8%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에 오른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역대 최다 의석인 152석을 확보했다. AfD는 사회민주당(SPD·16.4%)과 녹색당(11.6%)도 앞섰다. 막판 돌풍을 일으킨 좌파당은 8.8% 득표율을 기록했다.



메르츠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제 내 앞에 놓인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부활절인 4월20일까지 연립정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24일쯤 정확한 의석 배분이 확정되면 연정 협상을 서두르겠다는 게 메르츠 대표 구상이다.

독일 언론들은 기민련이 우선 사민당과 좌우 합작 연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당별 예측 의석수를 보면 기민·기사 연합이 208석, 사민당이 120석으로 두 정당을 합해도 재적 절반(315석)을 겨우 넘긴 수준이라 3당 연정을 꾀해야 할 수도 있다. 녹색당이 더해진 ‘케냐 연정’, 친기업 우파 자유민주당(FDP)이 더해진 ‘독일 연정’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케냐·독일 연정은 각 정당의 상징색 조합과 비슷한 국기에서 따온 표현이다. 기민련은 민주주의를 해친다는 이유로 AfD와의 연정 가능성에 대해선 재차 선을 그었다.

메르츠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재편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등 복잡한 과제를 직면하게 된다. 그는 강경한 국경 정책을 주장해온 데다 ‘성공한 사업가’라는 배경을 지니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잘 맞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 최우선 과제로 ‘미국으로부터 실질적 독립’을 꼽았다.

메르츠 대표는 독일이 안보 체계를 재편해 수십년간 이어져 온 미국에 대한 의존을 종식해야 한다며 “절대적 우선순위는 가능한 한 빨리 유럽을 강화하고, 단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츠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통한 미국의 핵우산 없이도 유럽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츠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대러시아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해 전쟁의 책임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린 데 대해서도 “고전적인 가해자·피해자 서사 뒤집기”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 체제를 찬미하는 사람”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관해서도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총리보다 강한 의사를 내비쳐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독일 총선 결과에 관해 “보수 정당이 매우 기대를 모았던 큰 선거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며 “독일과 미국에 굉장한 날”이라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공동 안보를 위해 이 중요한 순간에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유럽의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건 매우 중요하며, 독일의 리더십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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