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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사회문제에 무력감 더 커
주요기관 중엔 국회 신뢰도 최저
게티이미지뱅크

타인과 국가 주요 기관을 향한 불신이 2년 연속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의 ‘대인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점점 극단화하는 정치갈등과 전세사기, 교제폭력 등 일상에서 당할 수 있는 사회 문제가 ‘내가 아닌 남’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24일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를 발간하고 2023년 대인 신뢰도가 52.7%로 1년 전보다 1.9% 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대인 신뢰도는 ‘일반 사람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던 2020년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만든 사회적 단절로 전년(66.2%)보다 크게 떨어져 역대 최저(50.6%)로 곤두박질친 바 있다. 1년 만인 2021년 59.3%로 회복되는 듯했지만 2022년(54.6%)에 이어 2023년(52.7%)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2030세대가 타인을 더 믿지 못했다. 대인 신뢰도를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54.8%, 50대 55.5%, 60세 이상은 54.9%였던 반면 29세 이하 46.7%, 30대는 48.2%였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는 30대에서 대인 신뢰도가 가장 크게(-7.1% 포인트) 떨어졌다.

청년층의 불신이 더 큰 이유는 결혼과 내 집 마련 등 생애주기 과제가 많은 입장에서 사회 문제로 인한 무력감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 경제적 풍요의 부재, 공정의 부재 속 청년들은 전세사기, 교제폭력, 정치갈등 등을 지켜보며 더 큰 분노를 느낀다”며 “신뢰도라는 것은 단기간에 쌓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그간의 문제들이 누적돼 오랫동안 발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부처 등 국내 16개 기관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기관 신뢰도’도 2년 연속으로 낮아졌다. 기관 신뢰도는 처음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줄곧 30~40%대였다가 2021년 55.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52.8%)과 2023년(51.1%) 계속 하락했다. 주요 기관 중 국회(24.7%)에 관한 신뢰도가 가장 낮았고 노동조합(37.7%), 시민단체(43.6%), 신문사(44.4%), 검찰(44.5%), 법원(48.5%) 순이었다. 전년과 대비했을 때 신뢰도가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TV방송사(-6.9%p), 노동조합(-5.4%p), 시민단체(-5.2%p)였다.

한편 객관적 삶의 조건에 주관적으로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보여주는 ‘삶의 만족도’는 2023년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하락, 4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 비교 결과를 보면 한국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위로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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