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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5일 ‘최후변론’ 앞두고 긴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11차)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헌재는 이번 변론을 끝으로 탄핵심판 심리를 마무리한 뒤 재판관 회의와 최종 평의를 거쳐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한다. 한수빈 기자 [email protected]


담화 때마다 여론 악화 반복에

최후변론서 ‘사과·승복’ 요구


당 극우화로 중도층 이탈하자

뒤늦게 “안 바뀌면 대선 패배”


국민의힘이 25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변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강성 발언에 당이 또 휩쓸려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후 윤 대통령과 결별하는 대신 부화뇌동한 후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국민에 대한 사과, 본인의 비상계엄 지시에 따랐던 이들에 대한 선처 요청, 헌재 결론에 대한 승복 의사가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은 국민적 바람이 뭔지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여당에선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 대한 우려가 크다. 윤 대통령이 긴 시간 담화를 하며 본인 주장만 하다 여론이 악화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계엄 정당성을 주장하거나 자신에 대한 수사와 헌재 절차가 불법이라고 강조하면, 탄핵 반대 집회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당도 그에 휩쓸려 더 우경화할 수 있다.

이는 계엄 후에도 윤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하지 못한 여당의 ‘자승자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헌재에서 주장한 부정선거론과 탄핵공작설을 확산하며 호응해왔다. 연일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를 비판하며 ‘불복’ 명분을 쌓는 모습도 보였다. 극우 지적을 받는 전광훈 목사나 전한길 강사 집회에 의원들이 참석했고, 당 윤리위에 상정된 윤 대통령 징계안은 폐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뒤늦게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 위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는 헌재와 사법부 비판이 사라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헌재는 단심이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 인용이 돼도) 당으로선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대응에는 최근 악화한 당 지지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조사에서 중도층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22%, 민주당 42%였다. 윤 대통령과 ‘한 몸’으로 묶인 국민의힘이 강성 우파 진영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중도보수’를 주장하며 확장 행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탄핵 인용 시 열릴 조기 대선에서 여당의 입지가 약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여권 일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이 중도보수를 말하며 우리를 몰아넣으면 우리는 저쪽에 인천상륙작전을 해야 하는데 계속 낙동강에서 이러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하루 앞둔 시점에야 메시지 수위 조절에 들어간 것을 두고 ‘급선회’라는 비판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당은 대통령과 차별화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껴안고 가면서 앞으로 지지율이 더욱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 주도적으로 변화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 채 최종변론만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내에선 보다 전면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당이 극우화되고,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서 지지율이 빠지는 것”이라며 “바뀌지 않으면 대선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태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 지도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부화뇌동하고 강성 지지층에게 비위를 맞추는 행위에 함몰돼 있다”며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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