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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김경수·박용진 이어 3번째 비명계 주자와 회동
金, 개헌 포함 정치 개혁 입장 표명 강력 주문
통합·화해 메시지 요청엔 李 "필요한 일, 노력하겠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이재명(비명)계 민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정국에 대해 논의했다. 주로 김 전 총리가 의견을 말하면 이 대표가 경청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비명계 주요 인사 회동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13일), 박용진 전 의원(21일)에 이어 세 번째다.

만찬에 앞서 오간 대화에서 김 전 총리는 "민주 헌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신 이 대표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지만, 뼈 있는 발언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어렵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바깥에서 많은 분들께 들었던 우리 당에 대한 여러 가지 고언과 여론을 이 대표께 가감 없이 전달하려고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고, 그것은 결국 개헌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주장이 많았다"며 "민주당이 단순히 탄핵에 그칠 게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준비를 하라' '정치개혁과 개헌에 대한 민주당의 비전을 국민들께 뚜렷이 제시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총리 측 오영식 전 의원은 만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을 포함한 정치개혁안에 대해 이제는 이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되지 않겠냐는 강한 주문이 있었다"며 "이를 위해 의회를 넘어서는 국민 참여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고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밝혔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 전 총리는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굴기 등으로 한국의 성장 동력이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현재의 '준내전 상태'로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를 내 달라고 이 대표에게 제안했다. 이 대표는 "필요한 일이며 계속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의료 대란 수습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국내 경제 회생에 민주당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뜻을 같이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그간 당 운영에 상처를 받고 당을 떠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했고,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서는 "단정적 표현이 오해를 일으킨 측면이 있으나, 중도보수를 더 끌어안고 신뢰를 받기 위한 노력이라는 취지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27일), 김동연 경기도지사(28일)와도 잇따라 회동할 예정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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