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삼프로TV’스튜디오에 출연해 각종 경제 현안에 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주택자 문제와 관련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막을 수 없는 것”이라며 “세금만 열심히 내면 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선거’로 칭해졌던 지난 2022년 패배를 교훈삼아 정책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돈 벌어 비싼 집 사겠다는 것 막을 수 없어"

이 대표는 24일 오후 유튜브 ‘삼프로 TV’에 출연해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질문에 “부동산 시장이 누른다고 눌러지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돈을 벌어서 비싼 집을 사겠다 하는데 그걸 막으려고 했던 게 문제가 됐던 것”이라며 "1가구 1주택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는 “투기적 요소는 억제해야겠지만, 내가 돈 벌어서 비싼 집에 살겠다는 것을 죄악시할 필요는 없다”며 "세금을 더 많이 걷으면 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다주택자 문제를 막을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다주택자 대상 부동산 세율에 대해서도 "손을 댈 때마다 문제가 된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보다 낮아진 현 수준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이 대표는 또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토보유세에 대해 "수용성이 떨어졌다"며 "무리했던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런 태도 변화에 대해 이 대표는 “책임이 커져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집권하면 코스피 3000… 배당 정책 손봐야"

이 대표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아무것도 안한 상태로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까지 간다”며 ‘윤석열 디스카운트’를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적대정치로 인한 안보 리스크, 만연한 주가조작 문제, 기업 지배구조 문제 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법사위까지 통과하면 본회의는 금방 된다. 며칠 안 남았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또 다른 문제로는 ‘중국보다 낮은 배당성향’ 문제를 콕 집었다. 그는 “우라나라 사람들은 배당을 안 해주니 투자를 안 하고, 그러니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많아지고, 악순환이 돼서 또 배당을 안 해준다”며 “상황을 구조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타협 중… 세제 지원 등 급한 것 먼저"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속세 공제 확대와 관련해서는 “배우자가 떠난 것도 억울한데, 상속세 때문에 돈이 없어 집을 팔고 이사를 가라고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며 “손을 봐야 하는데 계산해보니 배우자공재 10억, 일괄공제 8억 원이면 거의 대부분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서는 “500억~1,000억 자산가 몇백 명의 세금을 깎아주는 게 급한 것이냐”, 가업상속공제 확대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으로 확대한 게 2~3년 됐는데, (다시 확대하자는건) 너무 급격하다”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주 52시간제 조건부 완화’와 관련해서는 “사용자 측도 정부가 기존의 ‘선택근로제’ 승인만 빨리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원래 반도체특별법은 기반시설에 대한 국가 부담을 늘리자, 세제 지원을 해 주자는 게 핵심이고, 정부도 반대하지 않았는데 국힘이 갑자기 주52시간제를 끌고 나온 것”이라며 “노동시간 문제는 타협하는 중이니, 급한 것부터 먼저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일보

박세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