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 종로구 부구청장 비서 성희롱 피해 주장
인권위 성비위 인정, 가해자 소송 일부 승소
1심 뒤집은 서울고법, "피해자 주장 신빙성"
"가해자 직위해제" 진정, 市 감사위 후 결론
한국여성민우회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성희롱 행위자 직위해제와 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2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 서울시 행정직 8급 공무원 A씨가 여성단체 한국여성민우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스크를 쓴 A씨는 "고위 공직자의 성 비위 및 2차 가해 피해자"로 자신을 소개한 뒤 "이런 피해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로 지목한 상급자의 직위해제와 철저한 조사를 서울시에 촉구했다.

A씨는 4년 7개월 전인 2020년 7월 강필영 종로구청 부구청장 비서로 발령 났다. 그해 9월부터 강 부구청장에게 성희롱 등을 당한 걸 시작으로 2021년 9월 중순까지 1년 넘게 성적 수치심을 느껴야 했다고 A씨는 토로했다. 그는 그해 10월 '우울한 기분을 동반한 적응 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뒤 강 부구청장에게 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강 부구청장이 오히려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자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쓰게끔 종용하는 등 2차 가해성 여론을 조성했다고 A씨는 주장한다.

A씨는 2021년 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2022년 11월 피해 사실을 인정받았다. 인권위는 강 부구청장에게 손해배상 1,000만 원 지급과 특별인권교육 수강 권고 결정을 냈다. 이에 불복한 강 부구청장은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강 부구청장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구청 직원들 진술이 A씨 주장과 다른 부분이 많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인권위 권고 부분을 취소했다. 그러나 지난달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강 부구청장이 A씨에게 "XX를 많이 해봐야 한다"고 말하거나 아버지뻘이면서도 "오빠라고 해 봐"라고 A씨에게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사람 참 기죽이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는 A씨 진술을 인정했다. 직장 동료들 진술과 A씨 일기장 등을 종합 판단해 내린 결론이었다. 강 부구청장은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성희롱 행위자 직위해제와 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현빈 기자


A씨 법률대리인들은 이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하며 "피해자의 인권위 진정 제기 당시 가해자가 즉시 직위해제되지 않고 지위를 이용해 참고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문제 제기했다. 강 부구청장은 2022년 7월 서울시 전입 뒤 직위해제됐지만 1심 일부 승소를 계기로 지난해 7월 서울아리수본부 부본부장에 부임해 지금까지 재직하고 있다.

서울시에 강 부본부장을 직위해제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낸 A씨는 "가해자도, 서울시도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안전부와 외부 법률 전문가 질의 결과 민사·행정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 직위해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중징계 의결이 요구될 시 직위해제를 검토하고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 부본부장은 한국일보에 "서울시의 조사 절차에 따른 조치에 충실히 응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 언급은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056 홍준표 “대선 만약 생기면 시장직 사퇴…마지막 도전” 랭크뉴스 2025.02.25
47055 [속보] 마크롱, 트럼프에 "유럽, 우크라 평화유지군 기꺼이 파견" 랭크뉴스 2025.02.25
47054 "엘리베이터 내린 뒤 질식사"…반얀트리 화재 사망자 동선 나왔다 랭크뉴스 2025.02.25
47053 [속보] 마크롱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제공 준비돼 있다" 랭크뉴스 2025.02.25
47052 푸틴, 시진핑에 전화 걸어 미·러 우크라 종전 논의 공유 랭크뉴스 2025.02.25
47051 야당, 상법개정안 소위 단독처리…재계 “투자·경영 어려워져” 랭크뉴스 2025.02.25
47050 외교2차관 "북러 불법공조 안보위협 심각…파병군은 총알받이" 랭크뉴스 2025.02.25
47049 "푸틴, 2000년 핵잠수함 침몰 때 기술 보호하려 도움 거부" 랭크뉴스 2025.02.25
47048 ‘김건희 불기소’ 검사들 탄핵심판 변론 종료···헌재의 판단은? 랭크뉴스 2025.02.25
47047 기민련, 3년 만에 정권 ‘탈환’…다시 ‘보수 독일’로 랭크뉴스 2025.02.25
47046 병역 기피로 체포된 '대만 첫사랑'…왕대륙, 형사 처벌은 피한다 왜 랭크뉴스 2025.02.25
47045 대낮 제주 특급 호텔서 살인 사건이… 용의자는 중국인 4명 랭크뉴스 2025.02.25
47044 "죽을 뻔 했는데 2억8500만원은 받아야"…델타항공 탑승객들 '줄소송' 랭크뉴스 2025.02.25
47043 먼저 치고 나간 홍준표 “탄핵 대선 시작되면 바로 시장 사퇴” 랭크뉴스 2025.02.25
47042 "러시아에 땅 주려고 목숨 바쳤나"‥우크라이나의 분노 랭크뉴스 2025.02.25
47041 ‘중국 간첩단 보도’ 캡틴아메리카남 조사…경찰 “미국 국적 아니다” 랭크뉴스 2025.02.25
47040 ‘이것’ 먹는 사소한 습관, 무서운 대장암 예방한대요 랭크뉴스 2025.02.25
47039 경기 화성서 SUV가 승용차와 보행자 덮쳐…4명 부상 랭크뉴스 2025.02.25
47038 형광 조끼 입고 교통 통제?…中서 목격된 '130㎝' 로봇 정체 랭크뉴스 2025.02.25
47037 자칭 ‘CIA 블랙요원’ 극우 캡틴아메리카…경찰 “육군 병장 제대” 랭크뉴스 202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