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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채소류 가격표 3번 바꿔 판매가 인상
“시들고, 크기 작은 신선식품만 온라인 배송”
매장 직원이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 골라 담아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주부 강모씨(54)는 이마트에서 더이상 온라인 장보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채소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팔지 않을 신선도가 엉망인 상품을 여러차례 배송받았기 때문이다. 강씨는 “봉지가 터진 콩나물, 꼭지가 시든 호박, 당근 굵기 만한 대파 등 매장에서 장을 봤다면 절대 사지 않을 식품들이 주문할 때 마다 배송됐다”면서 “당일 팔지 못해 폐기처분할 채소를 밀어내기식으로 집앞 배송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 집앞 배송한 대파. 독자제공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시대 장바구니 물가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대형마트의 상술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채소와 과일, 고기류 등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경우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품질이 떨어진 상품을 집앞 배송하고 있어서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7)는 얼마전 이마트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알배추의 크기를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쌈으로 먹기 좋은 배추 1포기의 세로 크기가 31㎝”라고 홍보했지만 실제 집으로 배달된 배추는 17㎝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손바닥만한 배추를 정상 제품이라고 보내왔는데 홈페이지를 다시 살펴보니 크기가 절반만했다”면서 “대기업인 신세계 이마트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 집앞 배송한 양상추. 독자제공


신선 식품의 값이 오르자 상품의 가격표를 아예 바꿔치는 수법도 등장했다. 이마트 창동점에서 상추를 배송받은 주부 최모씨(58)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집에 배달된 상추에 가격표가 2~3장이 더 붙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뜯어보니 자신이 구입한 마지막 가격이 기존가 대비 2000원이나 비쌌기 때문이었다. 최씨는 “연일 채소류 가격이 고공행진하니까 창고에 보관했던 채소 가격표를 바꿔 비싸게 판 것이었다”면서 “가격표를 3번이나 비싸게 바꿔치기한 것은 상도덕을 넘어 불법이 아니냐”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대형마트 온라인 장보기를 선택할 경우 집에 배달되는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장바구니에 담는다는데 있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대형마트가 소비기한이 짧은 상품을 우선 배송하거나, 정상품에 비해 크기가 작고 흠집이 있는 품질 낮은 상품을 밀어내기식으로 판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들은 무료배송을 받기 위해 당장 필요없는 상품을 대량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교환·환불이 번거롭거나 반품 비용이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나마 본사측에 불만을 제기하면 “(1개 품목 정도는) 단순 시행착오였다”며 은근슬쩍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홈플러스에서 집앞 배송한 삼치. 독자제공


고양시에 사는 주부 장모씨(48)는 홈플러스 가격파괴 행사를 통해 냉동 고등어와 삼치, 가자미 등을 온라인으로 잔뜩 구입했다. 평소 자주 찾는 매장에서 배송하는 만큼 ‘50% 할인’이라도 품질만큼은 믿을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배달된 생선은 크기가 너무 작고 두께도 얇았다. 장씨는 “매장에서 파는 냉동 생선 크기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두께는 생선전을 부쳐먹지 못할 정도로 얇았다”면서 “할인은 커녕 일반 상품보다 더 비싸 반품을 요청했더니 4000원이나 개인 부담하라고 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대기업 브랜드를 믿기 때문에 신선식품이라도 온라인 주문을 하는데 것인데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가 도를 넘었다”면서 “가뜩이나 안오르는 게 없는 물가폭탄 시대에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악덕상술은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가장 가까운 지역 매장에서 직원들이 해당 상품을 골라 포장한다”면서 “고의적으로 품질이 떨어진 식품만을 골라 배송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매장에 진열된 알배추의 크기가 제각각이다. 정유미기자


이마트가 홍보한 알배추 상품 크기. 쓱닷컴 홈페이지 캡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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