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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정부 국정협의회 첫 회의에 참석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한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 비공개회의에서 “(여야 간) 국민연금 개혁안 합의가 안 되면 강행 통과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야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각각 42%, 44%를 주장하며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민주당이 오는 27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강행 처리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복수의 국정협의회 참석자는 23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이 대표가 최 권한대행 면전에서 ‘결국 안 되면 우리가 강행 통과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이에 권 비대위원장이 ‘매번 강행 처리하면 협상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이 대표가 ‘국민의힘도 44% 얘기하지 않았었냐’라고 하고 우 의장이 ‘이번에 모수(母數·주요 숫자) 개혁을 합의하고 나머지는 특위에서 논의하자’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요지부동이었다”며 “강행 통과는 그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말했다.

여야의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는 노후에 받게 되는 연금액을 정하는 소득대체율(현행 40%)에 막혀 공전 중이다. 앞선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13%로 늘리는 데는 여야 간 이견이 없다. 또 그간 정부·여당이 도입을 촉구해 온 자동조정장치(기대여명·가입자 수 변화 등에 연동해 연금액 정기 인상률 낮추는 제도)에 대해선 지난 20일 국정협의회에서 이 대표가 ‘국회 동의로 발동’이라는 조건부 수용 의사를 처음 내비쳤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이라는 단 한 가지 쟁점을 두고 여야는 첨예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 당론인 소득대체율 45%→44%로 한발 물러섰으나, 정부·여당은 “야당 안은 상황에 따라 나라빚이 늘어날 수 있다”며 42%를 고집하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43%+자동조정장치’까지는 검토할 만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민주당에선 “시민사회에서는 여전히 50%를 주장하고 있다. 44% 아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야 합의된 보험료율 13%만 복지위에서 처리하고 소득대체율은 새로 연금개혁특위를 꾸려서 논의하자는 여권 주장에 대해서도 “그럴 시간이 없다. 낭만적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다만 여전히 여야의 협상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득대체율 42%는 협상 여지가 있느냐’는 물음에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우리가 줄기차게 주장했는데 최근 이 대표가 조금 긍정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금방 말을 바꾸는 양반이라 과연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 말이 진심이라고 한다면 소득대체율 관련해서는 저희도 유연성을 발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막판 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와 법사위, 본회의에서 법안을 줄줄이 단독 처리해도 최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거부권을 행사하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26일 법사위를 거쳐 27일 본회의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남은 기간 최대한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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