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경제]
말다툼하던 동거 여성을 폭행하고, 여성이 의식을 잃자 유사 강간까지 한 뒤 방치해 사망케 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재판장 허양윤)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원은 추가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10년간 취업 제한, 신상정보 등록 기간 20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경남 창원시 한 주거지에서 20대 동거녀 B씨를 심하게 폭행한 뒤 유사 강간하고 그 모습을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자신의 주거지에서 술을 마시다가 ‘네가 나한테 해준 게 뭔데’라는 말을 듣게 되자 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B씨가 자신을 밀치자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과거에도 수 차례 B씨에게 상해를 입혔으며, 사건 당일에도 A씨는 B를 폭행해 장기와 주요 혈관이 크게 손상될 만큼 폭행했다. 이로 신체가 많이 손상된 B씨는 A씨가 장시간 방치하면서 결국 숨졌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도 “B씨가 나를 밀쳐 그 김에 술을 사러 나갔고 다툼은 없었다”며 “다시 올라가 보니 B씨가 코피를 흘리고 있어 119와 B씨 동생도 불렀다”고 거짓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복부 부위에 생긴 상처를 두고도 자신이 술에 취해 힘 조절을 못 했던 탓에 심폐소생술을 잘못해 생긴 결과라고 둘러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B씨는 상상하기 어려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A씨의 폭력 정도는 극도로 폭압적이었다”며 “의식 잃은 B씨를 방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등 반인륜적 범행까지 저질렀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신의 책임을 모면,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현재까지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유족에게 일부라도 피해 변제를 한 바 없고 합의하지도 못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