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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지만 원인 다양한 어지럼증

어지럼증 진료 인원 평균 100만 명
증상 반복되면 정확한 원인 파악해야
심한 두통, 시야 흐리다면 중병 신호

어지럼증은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102만 명 수준이다. 어지럼증은 양상과 원인 질환이 다양하고,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회복하는 사례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원인을 정확히 알고 대처하지 않으면 증상이 만성화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거나 중병의 위험 신호를 놓치는 것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는 “어지럼증을 단순히 피로나 스트레스 때문으로 치부하기보다 다양한 건강 문제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나타난다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 귓속 평형기관 문제가 원인
어지럼증은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한다. 중추성은 대뇌, 소뇌, 뇌혈관 등 뇌의 구조적·기능적 이상 탓에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다. 말초성은 중추성이 아닌 원인에 따른 어지럼증이다. 대개 귀 질환, 전정신경 질환, 빈혈 등이다.

어지럼증의 약 80%는 말초성이다. 그중에서도 상당 부분이 귀 질환의 영향을 받는다. 귓속에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기관과 반고리관이 있기 때문이다. 귀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이 대표적이다. 이런 말초성 어지럼증은 빙글빙글 도는 느낌 탓에 눈을 뜨거나 걷는 것이 어렵다. 걷더라도 한쪽으로 쏠리곤 한다. 심한 구역·구토를 동반하고 식은땀·설사 같은 증상이 뒤따르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증상이 심해 몸은 힘들더라도 치료받으면 대부분 특별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며칠에서 몇 주 안에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중추성 어지럼증은 전체 환자의 10~20% 정도를 차지하지만, 뇌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몸의 운동 조절 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줄기나 소뇌, 균형을 인식하는 대뇌 피질 등에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평형의학회에 따르면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48시간 이상 이어지는 급성 어지럼으로 병원을 방문한 50~75세 환자 중 25%에서 소뇌의 뇌경색이 관찰됐다. 소뇌 부위 뇌경색의 약 10%에선 다른 증상 없이 어지러운 증상만 나타날 수 있다.

뇌종양이 있을 때도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뇌 영상 검사 소견에선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어지럼증과 함께 안구운동 장애나 팔다리를 제대로 가눌 수 없다면 퇴행성 뇌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중추성 어지럼증은 균형 잡기가 힘들어 걸음걸이가 비틀거리지만, 말초성과 달리 방향성이 거의 없다. 또한 ▶어지러우면서 심한 두통이 발생한 경우 ▶말이 어눌하거나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경우 ▶눈앞이 캄캄하고 아찔한 경우 등의 증상을 하루나 일주일 단위로 자주 경험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성선병원 신경과 김병석 전문의는 “뇌졸중이 원인일 땐 입원 치료하고 뇌졸중 재발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적절한 항혈소판제 또는 항응고제를 지속해서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간혹 어지러우면 ‘빈혈 때문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로 인해 원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철분제부터 복용하는 사례가 의외로 흔하다. 그러나 급성 출혈이 동반되거나 빈혈이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빈혈에 의한 어지럼은 드물다고 봐야 한다.



과로·스트레스 피하고 혈액순환 관리
또 전정계 기능에 문제가 있어 어지럽고 메슥거리는 것인데, 단순히 체한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체할 땐 구역·구토가 있을 순 있지만 어지럽진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어지럼증이 발생했다면 머리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이동한 뒤 10~20분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 귀 질환이 의심된다면 일단 머리나 몸을 급격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머리를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식의 과도한 움직임을 줄인다. 평소엔 위를 쳐다보거나 몸을 숙이는 등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앉거나 누운 뒤 일어설 때 천천히 일어나고, 뭔가를 짚고 단계적으로 일어서는 연습을 한다. 어지럼증 발생 후 안정을 취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심한 두통, 발음 장애, 복시, 편측 감각·운동 장애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신속히 인근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어지럼증을 줄이려면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 기본적으로 지나친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증진해 뇌로 가는 영양분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또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로 혈액순환 장애가 유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두부 외상이나 중이염, 큰 소음 노출 등 어지럼증의 원인 인자가 될 수 있는 요소를 가급적 피한다. 뇌 질환 탓에 어지럼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염분의 과다 섭취를 주의하고,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한 음식을 피하며,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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