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밸류업 1년, 재점검의 시간] ① 더 깊어진 코리아 디스카운트

“구글 딥마인드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검색해도 안 나오는데…”(네이버 ‘지식인’에 게재된 질문) “알파벳(구글 모회사)에 투자하면 됩니다.”(답변)

‘서학개미’가 투자하는 미국 증시에는 상장된 자회사가 거의 없다.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투자처인 테슬라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는 모두 수많은 사업부와 자회사를 가진 사업회사이자 지주회사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하거나 사업부를 분리해 상장하는 한국 증시와 다른 풍경이다. 이러한 중복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개미들을 ‘국장’에서 떠나게 하는 핵심 이유로 지목된다.

중복상장은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밸류업 정책)을 추진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는 7건의 자회사 신규·재상장이 이뤄졌다. 이렇게 상장된 자회사 시가총액만 21일 기준 15조2436억원이다.

정부는 지난해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복상장의 한 유형인 ‘물적분할(모회사가 기존 사업 부문을 분리해 자회사를 만들고 상장하는 구조)’에 대해서는 모회사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계획을 설명하도록 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중복상장 행렬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중복상장 논란이 있는 기업은 HD현대마린솔루션(HD현대) 삼양엔씨켐(삼양홀딩스) LG CNS(㈜LG) 동국생명과학(동국제약) 등이다. ㈜LG 주가는 지난해 10월 4일 거래소에 LG CNS 코스피 예비상장 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10% 넘게 하락했다.

중복상장은 기존 상장된 모회사의 주주가치에 타격을 주고 시장 신뢰를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상승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중복상장 비율은 약 18%로 비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미국(0.35%)과 일본(4.38%)은 물론이고 신흥시장인 대만(3.18%) 중국(1.98%)보다도 못하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4월 25일 화재와 증권 계열사를 모두 상장폐지하고 100% 완전 자회사로 지주에 포함했다. 중복상장을 모두 해소한 결과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통합 지주사 출범 이후 메리츠지주 주가는 175.6% 급등했다. 올해도 20% 가까이 상승해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한국의 ‘엔비디아’로 불린다.

일부 기업이 해외에서 상장하거나 상장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투자자들 시선은 곱지 않다. 현대자동차 자회사 현대차 인도법인이 인도증시에,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증시에 상장된 것이 대표적이다. LG전자도 인도법인을 인도증시에 상장하려 하고 있다. 이남우 연세대 교수는 “기업들은 기업 가치를 높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 지분율이 감소해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598 의대 정원 ‘수급추계委’ 막판 조율…2월내 국회 통과 여부 주목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7 “혐중, 인종주의와 결합 폭력성 띠는 단계 진입”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6 수리남서 밀렵당하는 '멸종위기' 재규어…수요처는 중국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5 젤렌스키 "우크라 나토 가입하면 즉시 사임할 수 있어"(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4 매각은 언제…소송으로 '시간끌기' 나선 상상인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3 주택 증여받은 후 이혼했는데, "다시 돌려달라"는 시어머니[중·꺾·마+: 중년 꺾이지 않는 마음]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2 [단독] 캡틴코리아가 트럼프 2기 관계자?…'선관위 가짜뉴스' 전말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1 부정선거 '일장기 투표지' 진실…20세 알바의 '적색 스탬프'였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90 [단독] 尹에 직보한 김성훈 "철통같이 막겠다"...尹 "흔들림 없이 단결"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9 ‘AI 기업 전환’ 선언한 K통신 3사, 그간 갈고닦은 AI 기술 ‘수익화’ 시험대에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8 "복잡한 길도 능숙 운전" 중국 AI 자율주행차... 이제는 '딥시크'로 질주한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7 "전쟁 끝낸다면 미러 대화도 찬성, 그래서 슬프다"… 우크라인들 '복잡한 속내'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6 美국방 "현시점에 적임자 아냐"…'트럼프의 합참의장 경질' 옹호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5 미 상무, 한국 기업인들 만나 “최소 10억 달러씩 투자해야”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4 지인 집 화장실서 출산한 20대 미혼모…아기는 결국 숨졌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3 독일 총리 유력 메르츠, 메르켈 20년 정적 '정통 보수'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2 독일 총선 기민·기사당 1위…3년 만에 보수정권 예고(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1 종전협상 패싱 당할라…EU, 내달 6일 긴급 정상회의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80 눈 깜빡여 논문 한 자 한 자…근육병 딛고 석사학위 취득한 학생 new 랭크뉴스 2025.02.24
46579 美중동특사 "우크라, 이번주 美와 광물 합의 서명 예상" new 랭크뉴스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