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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내 게시판에 2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과 반대 대자보가 각각 붙어 있다. 한수빈 기자


대학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대학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이 퍼지자, 집회 규모가 커지고 외부인 참석자도 늘었다. 일부 대학들은 집회 해산을 위해 경찰력 동원 요청까지 고려하고 있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학교는 학내 집회에 외부인이 다수 참여해 혼란을 일으킬 경우 경찰에 해산 등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이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폭력 진압한 이후 경찰의 대학 내 진입은 일종의 금기가 됐다.

이준정 서울대 교육부총장은 지난 18일 구성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지난 15일, 17일 다수의 외부인이 캠퍼스 내로 들어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외부인이 학내에 들어와 안전을 위협하고 연구·교육을 저해하는 활동에 관해서는 관계 법령과 학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하다가 양측 충돌이 폭력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으면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차량을 이용한 공간 분리, 높은 가림막 설치 등 다양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오는 24·26일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예정된 숭실대·이화여대도 대응책을 고민 중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충돌이 생기면 경찰에 질서 유지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가가 탄핵 찬·반 집회의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5일, 17일에는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려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교문은 탄핵 찬·반 집회의 공성전 장소가 되기도 했다. 교문 밖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가, 교내 민주광장에선 ‘탄핵 찬성’ 집회가 열려 고성이 오갔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졸업생, 일반시민들이 모여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극우 커뮤니티 ‘화력 요청’에 유튜버 가세··· 혼란해지는 학교

대학가가 탄핵 찬·반 집회로 혼란을 겪는 배경에는 극우 유튜버와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가세하면서다. 신남성연대(유튜버)는 “대학가에서 진행되는 시국선언의 모든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다.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에는 지난 22일 충남대, 인하대 등 대학가 시국선언을 도와달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실제 고려대나 서울대 탄핵 반대 집회는 각각 학생 10여명의 소규모로 시작했지만 극우 유튜버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와 인원이 늘었다.

신남성연대 유튜브 채널에 지난 22일 “대학가에서 진행되는 시국선언의 모든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남성연대 유튜브 갈무리


‘일부러 집회 장소를 잘못 알렸다’고 적은 글도 등장했다. 탄핵 찬성 집회를 ‘신고하지 않은 불법 집회’로 만들기 위해 함정을 파는 식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집회가 폭력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려대생 이예슬씨(20)는 “학내 구성원 외 많은 사람들이 온다면 경찰이 상황을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생 이시헌씨(28)는 “서울대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이유는 탄핵 반대를 지지하는 극우들이 서부지법 폭도들처럼 폭력도 불사하는 자들이었기 때문”이라며 “문제의 원인은 외부인이 아니라 극우”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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