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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 내란특위 4차 청문회에서 김형기 제1공수특전여단 제1특전대대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국회 누리집 갈무리

국민의힘 의원의 의도치 않은 ‘물타기성 질의’가 12·3 내란사태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란 임무를 받았다”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지휘관의 증언을 끌어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김형기 제1공수특전여단 제1특전대대장에게 “출동 명령받을 당시 왜 국회로 출동해야 하는지 상황에 대한 지시나 어떤 내용을 보고받은 적 있느냐”고 물었다.

김 대대장은 내란 사태 당시 국회로 출동했던 지휘관 가운데 한명이다. 김 대대장은 “없다. 여단장님께 임무가 뭐냐고 물어봤고, 국회로 가자는 답변만 (들었다)”고 대답했다.

강 의원은 뒤이어 “국회에 와보니까 실제 상황이 달라서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군인들이 적극적으로 상황 조처할 대테러 상황이 아디나 보니까”라며 “민간인들이 군인들에게 일부 폭행이나 기물파손 상황을 겪었을 때 어땠냐”고 물었다.

이는 내란 사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성 질의였다. 앞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1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내란 사태 당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군인들이 억압이나 공격을 가한 사실이 전혀 없고, 오히려 계엄 상황에서 경비와 질서유지를 하러 간 군인이 오히려 시민에게 폭행당하는 그런 상황이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궤변을 늘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강 의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정반대의 대답이 김 대대장에게서 나왔다. 김 대대장은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저는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인 4일 새벽) 12시30분에 임무를 부여받았다. 첫 번째 (국회) 담을 넘어가라, 그다음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말했다.

순간 강 의원은 당황한 듯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이어 김 대대장은 “처음 (국회로) 진입할 때부터 임무를 종료하고 국회를 탈출할 때까지 부대원들에게 그 임무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국회로) 들어가면서 많은 인력들과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고, 그러다 보니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말로 답변을 마쳤다. 상부의 위헌·위법적 지시로 인해 국회로 출동한 군인들이 상처를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윤 대통령이 군부대를 국회로 보낸 것에 ‘국헌 문란’ 목적이 없다는 점을 강변하려던 강 의원의 질의가 ‘팀킬’로 되돌아온 순간이었다. 강 의원은 답변이 끝난 뒤 화두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김 대대장을 다시 자리로 돌려보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강 의원이 ‘엑스맨’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듣고 싶었던 말은 ‘시민들에게 폭행당한 억울함’이었던 것 같은데, 돌아온 답변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란 지시였다”며 “확인사살”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민간인이 군인을 폭행했다’는 강 의원의 질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입으로는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이라면서 실상은 국민의 적이라고 실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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