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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사업으로 기업을 일군 재일교포 성종태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이달 14일 한국교육재단과 증여계약서를 맺은 뒤 기부 취지 등을 얘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교육재단

[서울경제]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니까요.”

일본에서 나고 자라 파친코로 사업을 키운 성종태(91)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신한지주 주식 약 5만주를 기부하기로 했다. 시가 약 25억 원 규모다.

23일 한국교육재단에 따르면 재일교포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국교육재단은 동포 사회의 기부와 한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돼왔다. 성 회장의 기부는 재단 역사상 최대 규모다.

성 회장은 1980년대 초 재일교포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설립된 신한은행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출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파친코 사업으로 번 돈으로 보유 주식을 늘려왔다.

성 회장은 어느 정도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게 됐는데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이미 11억 원가량을 기부해왔다.

그는 젊은 시절 여러 군데 취업도 해봤지만 직장 생활을 계속 못하고 많은 재일 교포 사업가들처럼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성 회장은 “당시는 한국인이라는 국적이 드러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고 회상했다.

성 회장은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서 첫 점포를 열었다. 파친코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 활동은 꾸준히 이어왔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기부 활동으로는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만든 것이다. 그동안 약 5억 원을 출연했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잠시 한국에 머물 때 청도초등학교에 몇개월 다닌 인연이 있다고 한다.

파친코 사업으로 기업을 일군 재일교포 성종태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이달 14일 한국교육재단과 증여계약서를 맺었다. 사진 제공=한국장학재단


회장 이름은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운영은 셋째 아들한테 넘긴 상태다. 현재 파친코를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10곳 운영하고 있으나, 파친코 인기의 쇠락에 대응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하며 임차하고 있다.

성 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종활(終活)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그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종활은 끝내는 활동이라는 뜻으로, 일본 노인들이 인생을 잘 마무리하기 위하여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이르는 말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차별도 경험하면서 회사 경영에 유리하지 않은 한국인 국적을 굳이 계속 유지해온 이유에 대해 그는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라고 전했다.

한국교육재단은 기부받는 신한지주 주식을 팔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원 규모인 주식 배당금으로 한일 교류, 한국학 등 분야의 연구지원 사업 재원 등 용도로 쓸 계획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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