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충당비용 실적에 반영…영업익 하락
“유통업, 인건비 비중 높아…올해도 불황 예상”
“유통업, 인건비 비중 높아…올해도 불황 예상”
지난 14일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내 면세점 앞을 여행객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지난해 내수 침체 여파에 더해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로 퇴직금 충당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소비 심리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업계는 고강도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383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18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화갤러리아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통상임금 기준 변경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통상임금 추정 부담금은 68억원이다.
앞서 실적을 공시한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40억원 증가한 47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통상임금 변수로 퇴직 충당부채와 희망퇴직 보상금 등 2132억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 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실질 영업이익은 2603억원에 달한다. 이마트는 “고용인력이 많고 장기 근속자 비율이 높아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퇴직충당부채 비용을 상대적으로 크게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29조209억원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명절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해 기업들의 퇴직금 등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다. 서비스직 근로자가 많은 유통업태 특성상 긴 영업시간과 휴일 영업으로 초과근로 수당과 휴일수당 비중이 높은데, 통상임금 판결로 이같은 수당이 퇴직충당부채증가에 영향을 미치며 비용부담이 커졌다.
롯데쇼핑도 통상임금 확대 여파로 532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4731억원이었다. ㈜신세계 역시 연결기준 503억원 가량의 손실이 추가로 발생했다. 통상임금 이슈에 따른 일시적 퇴직 충당금 증가(353억원)와 면세점 희망퇴직(150억원) 비용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퇴직충당금 등 125억원의 일시비용이 발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1876억원, 영업이익 284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6.4% 감소한 수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점·지누스는 영업손실을 냈지만 백화점은 통상임금 추정 부담금 증가와 커넥트현대 부산 리뉴얼 공사로 인한 영업 중단에도 명품·패션 등 주요 상품군의 판매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주말·연장 근무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특성이 있어 통상임금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는 내수가 부진하고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 인건비 증가 요인이 더해져 각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