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고, 위증교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며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대 대선 때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는 헌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대표는 2022년 2월 서울 명동에서 감사원 국회 이관 등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꿀 방안을 언급하며 “전면 개헌이 아닌 합의 가능한 개헌부터 순차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개헌 구상은 구체적이었지만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측이 “뜬금없다”고 반응하면서 논의의 진전은 없었다.

3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국민의힘이 개헌을 띄우지만, 이 대표는 개헌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길 피하고 있다. 지난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이 대표는 ‘개헌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는 게 당의 기본 방침”이라고 답했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밝혀온 ‘선(先) 내란극복, 후(後) 개헌’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 개헌 얘기를 하게 되면 이게 블랙홀이 된다”며 “(개헌 관련) 논란이 생기면 좋아할 집단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개헌 주장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취지다. 질문자로 나온 출연자들의 계속된 개헌 질문에도 이 대표는 확답을 피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되면서 개헌 의지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100분 토론’에서도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개헌) 언급을 전혀 안 해서 대통령 되면 ‘개헌 안 할 거야’(하는 거 아닌가 싶다.) 지난 대통령들도 그랬지 않냐”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개헌안을 만들어 발의했었다. 그러나 야당과 합의가 안 된 일방적 개헌안이어서 실제 개헌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었다. 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도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개헌특위를 만들어 분위기가 고조됐는데,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바람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한 적 있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가운데,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3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입법차장실로 '대통령 문재인' 명의의 대한민국헌법개정안을 제출한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일보

과거 전례 때문에 이 대표가 말하는 ‘대선 후 개헌’ 로드맵은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20일 통화에서 “과거에도 대부분 대통령이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당선 이후 개헌이 된 적 없지 않느냐”며 “‘내가 대통령이 된 뒤에 개헌할게’는 사실 ‘개헌 안 할게’라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정 회장은 “개헌을 하려면 대선 전에 해야 한다”며 “대선까지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권력구조 개편 개헌만 우선 한다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개헌을 촉구하려고 전화를 하면 요즘은 피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비명계도 이 대표를 향해 개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고민정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12·3 계엄과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개헌도 피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연일 개헌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 압박에도 이 대표 측근들은 “이 대표의 개헌 의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친명계 의원은 “지금도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한 이 대표 생각은 확고하다”며 “2026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고, 2030년에 당선되는 대통령 때부터 개정 헌법을 적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 측근들 역시 “지금은 개헌을 언급할 때가 아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은 “조기 대선이 시작하면 이 대표가 개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개헌까지 이슈로 떠오르면 내란 극복, 탄핵과 같은 이슈가 흐려지기 때문에 지금은 개헌 드라이브를 걸기에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241 교황청 "교황, 한때 호흡곤란 병세 위중…예후가 확실치 않다" 랭크뉴스 2025.02.23
46240 기저귀 제조 기술이 화성 여행자 지킨다…어떻게? 랭크뉴스 2025.02.23
46239 ‘노인 1000만명 시대’... 롯데·신라, 면세업 부진에 시니어 주거 사업 참전 랭크뉴스 2025.02.23
46238 트럼프 “싸움 아직 시작도 안했다” 지지층 앞에서 ‘마가 부흥회’ 랭크뉴스 2025.02.23
46237 공정거래법 빈틈 노린 ‘국외 계열사 순환출자’[박상영의 기업본색] 랭크뉴스 2025.02.23
46236 [써봤더니]'가성비' 무장한 샤오미 스마트폰·워치, 한국 팬심 사로잡을까[New & Good] 랭크뉴스 2025.02.23
46235 김문수 "김구 중국 국적" 논란, 원조는 뉴라이트...검증해 봤더니 랭크뉴스 2025.02.23
46234 서울 성동구 강변북로서 택시-화물차 추돌‥1명 부상 랭크뉴스 2025.02.23
46233 '내란죄 철회'부터 검찰조서 논란까지…尹탄핵심판 절차 쟁점 랭크뉴스 2025.02.23
46232 "통증 없는 죽음이 '좋은 죽음'"…국민 82%, 조력 존엄사 찬성 랭크뉴스 2025.02.23
46231 만장일치만이 혼란 극복?…尹 탄핵 판결 두고 커지는 국론분열 우려 [안현덕 전문기자의 LawStory] 랭크뉴스 2025.02.23
46230 75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은 ‘드림스’…홍상수 수상 불발 랭크뉴스 2025.02.23
46229 여야, '5월 조기대선' 가능성 촉각…'정권유지 vs 교체' 전초전 랭크뉴스 2025.02.23
46228 총 880만원 걸렸다…국내 4대 매화 '화엄매' 찍고 상금 타자 랭크뉴스 2025.02.23
46227 입원 환자 80% 공공병원에 있다... 한국 의료, 태국에서 배워라 [책과 세상] 랭크뉴스 2025.02.23
46226 교황청 "교황, 한때 호흡곤란 겪어…병세 위중" 랭크뉴스 2025.02.23
46225 [세종풍향계] “차관보 라인, 왜 인기가 없습니까”… 기재부 차관보, 과장들 소집한 사연 랭크뉴스 2025.02.23
46224 "서울 아파트값, 다시 올랐다고?"…거래량 줄어도 거래액은 ↑ 랭크뉴스 2025.02.23
46223 최초 AI 미술 경매 현장 "이미 현실"‥"대규모 절도" 논쟁 '격렬' 랭크뉴스 2025.02.23
46222 尹탄핵심판 25일 변론종결…주말 최종의견 '마지막카드' 준비 랭크뉴스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