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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스페인 유명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1937년 프랑스 파리에 진출하나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6부작 | 15세 이상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발렌시아가가 누구로부터 비롯됐는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유럽 명품 대부분이 그렇듯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을 땄으리라는 추측을 하는 정도다.

①마흔 넘어 진출한 파리 패션계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맞춤옷을 파는 오트 쿠튀르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발렌시아가 역시 사람 이름에서 나왔다. 스페인 사람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1895~1972)다. 그는 20세기 중반 세계 패션 수도 파리를 쥐락펴락했던 인물이다. 잠깐, 아무리 유럽이 국경 경계가 흐리다고 하나 스페인 사람이 프랑스 패션을 주도했다고? 드라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나 알아두면 제법 흥미로운 인물 발렌시아가의 파리 전성기를 돌아본다.

발렌시아가(알베르토 산후안)는 어려서부터 재봉 기술이 탁월했다. 스페인 귀족 눈에 띄어 맞춤복을 만들기 시작했다. 산세바스티안에 자기 점포를 열고 '성공 시대'를 이어갔다. 그는 1937년 마흔이 넘어서야 파리로 진출한다. 우정을 나누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1883~1971)의 권고가 컸다. 스페인 내전(1936~1939)이라는 불안정한 정국이 한몫하기도 했다. 공화파를 지지해 스페인에 머물기 곤란해진 사업가 라몬(아담 퀸테로)이 동업자로 나선다.

②격동의 시대를 견뎌낸 패션 대가

발렌시아가는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파리 패션계의 1인자가 되나 시대 변화는 어찌하지 못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파리에 연 '발렌시아가 하우스'는 패션가의 눈길을 끈다. 하지만 손님이 몰리지 않는다. 발렌시아가는 고지식하다. 좋은 옷을 만들면 손님이 많이 찾아주리라 단순히 생각한다. 이제 막 파리에 자리 잡은 발렌시아가를 알아주는 이는 없다. 발렌시아가는 스페인풍을 강조한 옷으로 돌파구를 연다.

시련을 극복하면 다른 시련이 따른다. 사업이 조금 안정될 무렵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이 터지고, 종전 이후에는 새 라이벌 크리스티앙 디오르(1905~1957)가 등장하는 식이다. 발렌시아가는 파리를 점령한 나치에 영업 정지를 당하고, 전쟁이 끝난 후 등장한 대중 소비 사회에 위기감을 느끼기도 한다. 발렌시아가는 철저히 맞춤복을 만들어 파는 '오트 쿠튀르'를 지향하나 기성복을 만드는 '프레타포르테'가 패션 주류로 떠오른다.

③유명 패션 디자이너 면모 보는 재미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발렌시아가는 강박에 가까운 완벽주의로 위기를 넘긴다. 그렇다고 세상의 변호를 온전히 거스를 수는 없다. 그는 프레타포르테가 패션계를 지배하자 미련 없이 떠난다. "명예는 영원하고 명성은 잠깐이다"라는 발렌시아가의 말은 그의 자존심을 대변한다.

20세기 중반 패션계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발렌시아가는 은둔형 유명 인사였으나 패션계 거물과 활발히 교류했다. 나치와의 협력을 마다하지 않던 자기중심적 인물 샤넬, 재능보다는 마케팅 감각이 남달랐던 디오르, 발렌시아가가 '흑심'을 품고 밀어줬던 위베르 드 지방시(1927~2918) 등의 면모가 발렌시아가 시선으로 전해진다.

뷰+포인트발렌시아가의 인간적인 풍모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동업자와의 협업과 갈등, 사랑하는 파트너를 잃은 뒤 겪게 되는 절망감, 지나친 완벽주의로 직원들과 불화하는 모습 등이 별다른 왜곡 없이 표현된다. 스페인 소수민족 바스크 출신에 동성애자라 정치적, 사회적 의견을 최대한 자제해야 했던 발렌이사아가의 내면의 고통이 화면에서 감지되기도 한다. 오랜 우정 끝에 등을 돌리게 된 샤넬과의 드라마틱한 사연이 특히 눈길을 끈다. 남달랐던 인물의 힘겨우면서도 화려했던 시절을 돌아보다 보면 패션에 대한 지식이 덤으로 생긴다는 게 이 드라마의 장점 중 하나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6%, 시청자 8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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