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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용진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비이재명계인 박용진 전 의원에게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앞으로 더 큰 역할을 같이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박 전 의원은 “국민 요구와 대의 명분 앞에 모든 걸 털고 미래로 나아가자. 힘을 합쳐 민주당의 승리를 만들어내자”고 화답했다.

오찬을 겸한 이날 회동은 당내 통합 행보 차원에서 비명계 인사를 잇따라 만나고 있는 이 대표 측 제안으로 성사됐다. ‘비명 횡사’로 불렸던 지난해 4월 총선 공천에서 박 전 의원이 세 차례 경선 끝에 낙천한 뒤 이뤄진 첫 만남이었다.

이 대표는 “힘든 상황인데도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의 일들이 저한테는 모진 기억이지만 이렇게 웃는 얼굴로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당 일을 하다 보니까 내 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저도 더 힘들다. 박 의원이 가슴 아픈 걸 안다”며 “위기를 이겨내는 데 우리 박 의원이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1시간 40분간 비공개로 대화했다. 박 전 의원은 회동 후 취재진에게 “2030 젊은 세대가 보기에 민주당의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적·도덕적 ‘내로남불’ 사례가 너무 많다”며 “그런 의미에서 ‘세대 교체와 586 정치의 청산이 필요하다. 정책이나 사람 등용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제 소신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또 “(이 대표에게) 개헌을 통해 국민 통합의 고리를 이뤘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안이 있다고 했다”고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개헌에 대해 “시기에 따라 적절한 의견을 내겠다. 지금은 개헌을 말하기 이르지 않은가”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회동 직후 ‘이 대표가 박 전 의원에게 자리를 제안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엉뚱한 소리다. 정치적 거래를 하기 위해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통합 행보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조기 대선을 대비하고 있다. 박 전 의원 외에도 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지난 13일 만났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24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27일), 김동연 경기지사(28일)와도 만남을 약속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당면한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고 우리 헌정 질서를 지켜야 되겠다는 차원의 연대는 이준석, 한동훈, 또 유승민, 안철수 이런 의원들도 다 함께 할 수 있는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YTN 라디오와 인터뷰했다. 전날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거론하며 중도보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의 연장선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보수 논쟁이 한창인데, 세상이란 흑백만 있는 게 아니다”며 “명색이 국가 살림을 하겠다는 정당이 ‘오로지 진보’, ‘오로지 보수’ 이래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느냐”고 했다. 야권 내 정체성 논란에 직접 반박한 것이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민주당의 가치는 일관되게 합리적 보수, 건전한 보수를 포괄해 왔다”며 “1955년 창당 때 중도적 국민 정당으로 출발해 강령에 중도를 명시해 왔다”고도 했다.

하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당 일각에서는 민주연구원이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였던 지난해 11월 “민주당의 정치 철학은 전 세계 중도진보 정당의 주류 노선”이라고 명시한 보고서가 재조명됐다. 임종석 전 실장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 아니다”며 “이를 용인하면 앞으로 숱한 의제에서 물러서야 할지 모르는데, 이는 실용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고 대표가 함부로 바꿀 수 없는 문제”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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