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에게, 전시 상황에서 병사 개인에게 지급되는 탄약인, 이른바 비엘탄을 개봉하라는 승인이 떨어졌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내용이 특전사 707특임단 지휘부에 전달된 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1시간도 안 남긴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계엄군의 국회 본청 진입을 막으려고 지키고 있던 수많은 이들을 향해 실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첫 소식, 이덕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 선포 당일, 특전사 707특임단 지휘부의 텔레그램 대화내용입니다.
국회로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날아가던 밤 11시 30분, 김현태 특임단장은 "외곽 봉쇄, 출입문 차단"이란 지시를 내립니다.
이어 "공포탄, 테이저건으로 외부 접근세력 차단"이라고 덧붙입니다.
16분 뒤, 이번엔 "진입시도 의원 있을 듯"이라며, "문 차단 우선, 이후 진입 차단 막고"라고 적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본청 진입을 막는 게 임무란 점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11시 49분, 국회에 3대의 계엄군 헬기가 착륙했습니다.
당시 국회 본청 앞은 계엄군 진입을 막으려는 시민과 취재진, 보좌진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707특임단이 국회에 도착한 지 16분 후, 텔레그램 대화방에 "사령부에서 비엘탄 개봉 승인"이란 메시지가 뜹니다.
현장에 가져온 비엘탄을 개봉해 즉시 사용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비엘탄은 전시에 병사 개인에게 지급되는 기본적인 탄약 휴대량을 뜻합니다.
이날 국회에 투입된 707특임단 대원은 모두 197명, 이들이 가져온 탄약은 5.56mm 보통탄과 공포탄 등 3천3백여발에 달했습니다.
김현태 707특임단장은 그동안 실탄 사용은 테러 상황에 한정돼 있다며, 대원들에게 개별 지급을 하진 않았다고 밝혀왔습니다.
[김현태/707특임단장]
"<실탄 가져갔던 거는 국회에 도착하셔가지고 본청 좌측면 한 쪽에 쌓아두고 정면으로 이동하셨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국방부도 탄약 사용을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선호/국방부 차관]
"출동하라는 명령은 사령관이 내렸기 때문에 그것을 다 함의한다고 보고 휴대를 했지, 탄약을 사용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비엘탄을 개봉', 즉 즉각적인 탄약 사용 준비를 하라는 지시에 따라 계엄군은 언제든 발포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김현태 단장은 MBC에 "텔레그램에서 작전 지시를 한 것이 아니"란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김 단장은 오늘 이같은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검찰에 제출하고 피의자 조사를 받았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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