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위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해외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가 임박했음을 알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4주 안에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SK(034730)·현대차·LG(003550)·한화그룹 등의 계열사들이 대거 진출한 조지아주를 투자 대상 지역으로 콕 집어 거론해 한국의 주요 기업도 이에 포함될지 여부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 부과로 세수가 늘면 미국의 소득세를 폐지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외교 수단을 내국인을 위한 감세정책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기업들이 쏟아져 들어어오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일자리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3∼4주 동안 세계 최대 기업 중 일부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가 방금 아주 큰 규모로 미국에 진출할 대기업에 대해 말해줬다”며 “아주 많은 대기업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들이 관세를 이기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에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일자리를 만들라는 뜻이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재계에서는 그 안에 한국 기업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조지아주는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둥지를 틀고 있어 미국의 신흥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현대차, 기아차,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화학(051910), SK온, SKC(011790), 한화큐셀 등이 진출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관세 폭탄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돈이 많아지면 소득세를 없앨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나라인지 특정하지 않은 채 그 국가를 대상으로 얻은 관세로 연간 600억 달러(약 86조 원) 이상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돈이 관세로 들어올 것”이라며 “소득세 시스템을 보유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국세청(IRS)을 폐지하고 모든 외부인에게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는 전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을 재확인한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일본 등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기반으로 멕시코에서 생산해 무관세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경고장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디트로이트(미국의 자동차 생산 중심지)를 죽이고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 됐다”며 해당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어느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국가도 ‘달러 파괴(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 붕괴)’를 거론만 해도 1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파나마 운하도 반환 받아야 하고 그린란드를 지켜보고 있다”고 윽박질렀다. 캐나다를 향해서도 “자동차·목재·석유·가스 등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돼야 한다”고 재차 위협했다.

서울경제

윤경환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