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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총을 잇따라 찾아 ‘노동계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을 찾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반도체 특별법의 ‘주52시간제 적용 제외’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앞서 이 대표는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가능성을 열어놓은 뒤 노동계로부터 ‘우클릭’ 비판을 받았다. 이날 행보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노동계와의 갈등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최근 주52시간제 문제로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데 저나 민주당 입장은 명확하다”며 “우리 사회가 노동시간 단축과 주4일 근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 당시 반도체 협회, 삼성전자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주52시간 예외제도를 만들어 총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필요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냐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쪽 입장도 들어야 한다”며 “대중이 동의하는 합리적 얘기를 맹목적으로 거부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자꾸 우클릭한다고 하는데 경제성장에 집중하는 것은 민주당 역대 정권이 다 해온 일”이라며 “노동조건 개선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2012년부터 민주당과 정책적으로 연대하는 과정에서 성과도 있었고 마음이 상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내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이 나오는 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서로의 고민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사회 대개혁에 동의한다면 함께 전진하자”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한국노총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노총이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재추진 등 입법 과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앞으로도 당론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어 방문한 민주노총에선 이 대표의 우클릭을 겨냥한 비판이 직접적으로 나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이후 문재인 정부가 촛불 민의를 수용하지 못해서 사회가 정체하거나 퇴보했고,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탄생했다”며 “민주당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광장으로의 권력 교체에 앞장서야 한다”며 “노동자·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새로운 잣대로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 오해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세상은 누구 편,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갈등의 큰 요소 중 하나가 불합리성”이라며 “고쳐나가야 할 불합리”로 비정규직 임금 차별, 정규직 취업경쟁 과열, 중간 착취 등을 언급했다. 그는 “누구나 똑같은 일을 한다면 반드시 정규직이 돼야 된다”라며 “개혁·보수·진보 다 좋은데, 일반적 상식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주52시간 논란을 의식한 듯 기업들이 “산업 전환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노동자에 대한 관념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노동’ 하면 한때 ‘빨갱이’ 이미지도 있었는데 노동이라는 단어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고 싶은데 못 하는 것 중 하나가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이야기해놓고도 잘 못하는 이상한 현실에 서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후 민주노총 건물 밖에서 진행 중이던 노동자들의 시위 현장에 들러 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와 함께 최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470억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하청노동자 등이 자리했다.

이 대표는 세종호텔 해고노동자의 발언을 들은 뒤 “내가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한 번 알아보겠다”며 연락처를 적어갔다. 그는 한화오션 손배 소송 문제를 두고는 “법을 개정하든지 묘수를 내보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건물 밖에서 시위 중이던 노동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유정인 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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