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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마다 전담경찰' 입법 쏟아져
교사들 "현장서 SPO 역할 체감 못해"
경찰은 "인력난 더욱 심화될 것" 불만
1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8세 초등학생 김하늘 양 피살 사건 이후 여야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입법 작업에 착수했다. 여야 모두 질환으로 직무 수행이 곤란하거나 위험 징후를 띈 교원을 분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법제화 하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학교전담경찰관(SPO)을 늘리는 방안도 주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뉴스1

[서울경제]

대전 초등생 피살사건 이후 정치권에서 학교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증원하겠다는 입법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현장 교사와 경찰은 고질적인 인력난에 더해 학교폭력 예방이었던 SPO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SPO 정원은 1127명인데 학교마다 한 명씩 경찰을 배치하려면 5000명 이상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SPO 증원 계획을 담은 ‘하늘이법(가칭)’을 추진하기로 했다. 학생, 학부모, 교원이 모두 안심할 수 있도록 경찰청과 협력해 SPO 인원을 늘리고 순찰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도 각 학교에 1명의 SPO를 의무 배치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13일 대표발의했다.

현재 SPO 정원은 1127명으로 1인당 약 10.7개의 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배포된 '2024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는 6183개다. 학교마다 1명씩 SPO를 배치하기 위해선 5000명 이상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 사이에선 SPO 증원이 교내 흉악범죄 예방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크다. 정부가 SPO를 도입했던 본래 취지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였지, 학교 방호를 위해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초등교사 A 씨는 “교내 학교폭력 업무를 전담하는 교사가 아니라면 SPO와 접촉할 일이 전혀 없다”며 “대전 사건과 같은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SPO를 늘린다는 계획은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근무하는 초등교사 B 씨도 “학교가 학교 폭력 예방 행사 등에 가끔 SPO를 부른다고 들었는데 본교의 경우 작년에 활용한 바 없다”며 “현장에서 SPO가 학생 혹은 교사에 대한 정서적 지원, 사고 해결 등에 기여한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현장 경찰 역시 섣부른 SPO 증원이 조직 내 인력난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채용 인원을 늘리지 않는 한 결국 일선 경찰서에서 인력을 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감 서 모 씨는 "SPO 증원의 실효성은 고사하고 인력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가 의문"이라며 "기동순찰대 출범 때처럼 다시 지구대, 파출소에서 인력을 빼간다면 직원들 불만이 폭발할 것이다. SPO 인원을 늘려야 한다면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특별 채용 인원을 늘렸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SPO가 교내에서 개인의 정신 병력을 파악하거나 이상징후를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또 다른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감 이 모 씨는 "SPO가 여성청소년과에서 일련의 교육 절차를 거친다고 해도 특정 인물에 대해 의료적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며 “궁극적으로 교내 관리 업무를 경찰에 맡기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법안 자체가 졸속이라는 비판도 많다. 학교당 1명의 경찰을 배치하는 방안은 대전 초등생 비극 이후 단 하루 만에 나왔는데,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관기 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은 “토론회도 없고, 간담회도 없이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경찰을 투입하려고 하느냐”며 “검토안에 따르면 경찰이 선생님들의 정신 병력까지 파악해야 하는데 선생님들이 동의하겠냐”고 반문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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