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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韓 생산물량 84% 美 수출
대통령 대행 체제라 신속 대응 한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시장 철수 우려가 7년 만에 다시 불거지고 있다. GM은 현재 한국 생산 물량의 약 84%를 미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되면 한국에서 생산 공장을 유지할 요인이 사라진다.

18일(현지 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사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는 4월 2일 발표할 자동차 관세의 세율은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GM의 한국 철수 가능성이 다시 커지게 됐다. 사진은 옛 한국GM 군산공장의 출고 사무소. 빛 바랜 쉐보레 로고가 그대로 붙어 있다./진상훈 기자

그는 “기업이 미국에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 그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약간의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기업이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옮기게 하려고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국내 수요가 탄탄해 미국 수출에 차질이 생겨도 울산공장을 계속 가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난해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대수 414만1791대 중 17%인 70만5010대를 국내에서 판매했다. 기아도 총 판매량 308만9457대에서 국내 판매가 54만1000대로 17.5%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면 다른 국가로 물량을 돌릴 수도 있다.

GM 한국 사업장(한국GM)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GM은 지난해 49만9559대를 판매했는데, 국내 판매는 5% 수준인 2만4824대에 불과했다. 나머지 47만4735대 중 42만대, 전체 생산 물량의 84%는 미국으로 수출됐다.

한국GM 공장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만드는 하청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에서 공장을 가동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한국GM이 존속하려면 국내 공장의 생산 차종을 확대해 판매량을 늘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GM 본사의 방침에 따라 국내 공장에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 Utility Vehicle)만 생산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GM 부평공장에서는 내수용인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와 수출용 트랙스 크로스오버, 뷰익 엔비스타 등 세 가지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여러 차례 부평공장에 전기차를 배정해 줄 것을 요구해 왔지만, GM 본사는 이를 거부했다.

GM은 지난 2018년 한국 철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GM은 전동화(전기로 움직임) 전환을 진행하면서 전세계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는데, 한국도 이에 포함됐다. 당시 정부가 GM에 공적자금 8100억원을 투입하면서 GM은 군산공장만 폐쇄한 채 한국 사업장은 계속 두기로 결정했다.

GM은 2018년 한국 철수를 검토했지만, 정부가 공적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군산공장만 폐쇄한 채 사업장은 유지했었다. 사진은 2018년 한국GM 노사가 경영 정상화에 합의하고 인천 부평공장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GM 전 사장,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홍영표(한국GM대책특별위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승 협신회(한국GM 협력업체 모임) 부회장. /한국GM 제공

GM은 2018년 이후 국내 사업장을 부평공장의 생산 법인과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 만약 관세 부과가 이뤄지면 생산 법인을 철수하고 GMTCK만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GM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초 상무급 임원부터 부장, 차장급까지를 대상으로 했던 희망퇴직은 이후 팀장급 이하로 확대돼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GM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철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큰 폭의 구조조정을 실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2018년에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신속하게 공적자금 지원을 결정해 GM의 철수를 막았지만, 지금은 정부가 제 기능을 100%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7년 전보다 철수 가능성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국내 부품 협력사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GM 협력사 단체인 협신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276곳이다. 2, 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약 3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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