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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물가 안정관리 평가 지침
동결 대신 인상률 최소화 선회
지자체, 기다린듯 요금 줄인상
전문가 "시기조절 등 개입 필요"
고물가·불경기 속 알뜰소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마트 등에서도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모아 파격할인을 해서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설치된 유통기한 임박 상품 할인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경제]

올 들어 택시·지하철·상하수도 등 지방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뛰면서(원화 가치 하락) 수입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지방 공공요금까지 출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물가 운영에 책임을 진 정부는 관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정부의 물가 관리 의지가 느슨해지고 있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정부의 ‘2025년도 지방물가 안정관리 평가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지자체의 물가 관리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 중 ‘지방 공공요금 동결건수’의 배점이 30점에서 15점으로 낮아졌다. 또 ‘지방 공공요금 인상률’에 대한 배점은 5점에서 10점으로 상승했다. 과거에는 공공요금을 동결해야 고점을 얻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인상은 허용하되 그 폭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평가 방향을 바꾼 셈이다. 평가 가점 항목도 기존 ‘취약 계층 등 지방 공공요금 감면 실적(2점)’에서 올해에는 ‘요금 인상 최소화를 위한 노력(3점)’으로 바꿨다.

앞서 정부는 2022년 “물가 안정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겠다”며 지방 물가 안정 관리 평가제를 도입했다. 이후 매년 대내외 사회·경제적 여건에 맞춰 평가지표를 미세 조정해왔는데 올해는 사실상 요금 인상을 어느 정도 용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공공요금 동결을 더 이상 압박할 수 없으니 인상률이라도 최소화해 성의를 보이라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평가 지침을 17개 시도, 226개 시군구에 공유했으며 3월까지 의견을 수렴한 후 4월 확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나·다 3단계 평가 결과에 따라 특별교부세가 인센티브로 부여된다. 지자체 살림에 직접적인 보탬이 되는 만큼 단순 평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문제는 새해 들어 먹거리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요금까지 줄인상될 경우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2%대에 올라선 것은 5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세 달째 상승 추세가 이어진 데다 상승률은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무(79.5%), 배추(66.8%) 등 채소류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요금은 이미 줄줄이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대구시가 22일 자정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2㎞까지 4000원에서 1.7㎞까지 4500원으로 500원 인상한다. 기본거리 이후 거리요금은 130m당 100원에서 125m당 100원으로 변경된다. 택시 1회 평균 이용거리(5.58㎞) 기준으로는 현재 6754원을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7604원을 지불해야 한다. 대구시가 요금을 조정하는 것은 2023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올 들어 택시요금 인상을 확정한 지자체는 대구가 처음이다. 대구를 시작으로 다음 달 울산이 요금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서울·부산·인천·광주 등도 연내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지하철요금은 이르면 다음 달 150원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우선 올리면서 나머지 인상분(150분)을 적용하는 시기가 수차례 밀린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혼란한 상황이다 보니 요금 인상 반대 명분을 제시할 구심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원가 이하로 부가되는 수도요금 역시 현실화 수순을 밟고 있다. 제주도가 올해 시작과 함께 상수도요금을 5% 인상한 데 이어 세종시가 이달 6%, 대전시가 다음 달 9%를 각각 올리기로 했다. 누적된 적자 등을 해소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요금 인상 요인을 억누를 수는 없지만 인상 시기 조절 등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자칫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제때) 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경기가 더 침체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교통 등 서민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요금 인상은 당분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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