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 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2671.52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훈풍 부는 국내 증시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700선 탈환을 눈앞에 뒀다. 거래대금도 10조원대로 증가하며 연내 3000을 찍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19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7% 오른 2671.5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67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26일(2671.57)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3925억원과 78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연기금은 693억원 순매수하며 역대 최장인 33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개인투자자는 1조2118억원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랜만에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뉴욕발 ‘훈풍’에, 국내에서도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 기대감이 번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3.16% 오르면서 5만8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4일(5만8700원) 이후 107일만에 최고치다. 이날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도 각각 4.05%와 8.74% 올랐고, 피에스케이(11.84%), 파두(10.47%) 등 코스닥 시장의 반도체주도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전날 뉴욕 증시는 반도체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인텔이 16.06% 급등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68% 상승했다. 스마트폰·PC제조업체들의 메모리 재고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올해 2분기부터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가격도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매수했단 소식에 주가가 7.31% 급등하기도 했다.
반도체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종전보다 5%포인트 높이는 세법개정안(‘K칩스법’)이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20일 보통주 약 5014만주, 우선주 약 691만주 등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K칩스법 적용 범위에 2차전지 분야도 포함되면서 포스코DX(25.44%) 에코프로비엠(5.30%) LG에너지솔루션(4.42%) 삼성SDI(3.91%) 에코프로(3.24%) 등도 일제히 올랐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 시장을 이끄는 IT·자동차·2차전지 등은 대부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에 크게 반응하는 섹터들”이라며 “특히 관세 불확실성은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에 선반영됐지만 생각보다 실현 가능성이나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에 투자심리가 조금씩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SK증권이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206으로 제시한 데 이어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3000선 이상을 전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1438.5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440원을 밑돈 건 지난달 24일(1431.3원) 이후 27일만이다. 코스피가 일주일째 상승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도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이유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