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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준공 후 미분양’ 증가

전체 물량 17% 사들이기로


수도권 공급난 해소도 고려

사업 실효성 놓고 찬반 논쟁

임대 수요·매입 가격 ‘관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5년 만에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건 악성 미분양 주택의 급증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물론 건설사의 자금이 묶일 경우 수도권 공급이 줄어드는 등 전방위 공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시장에서는 LH가 수요가 있는 지역의 주택을 적정 가격으로 사들이는 게 정책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19일 발표한 ‘지역 건설경기 보완 방안’에는 그간 건설업계가 요구해온 LH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가 발표한 매입 물량은 약 3000가구로, 지난해 12월 기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1만7200가구)의 17.4%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의 한 종류인 ‘든든전세’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든든전세는 시세의 90%로, 무주택자라면 소득이나 자산 제한 없이 지원 가능하다. 의무임대기간 6년을 채운 입주자들은 분양 전환도 된다.

정부가 추산한 매입 비용은 약 3000억원으로, 가구당 1억원 수준이다. 추가 예산 편성 없이 LH가 기존에 확보한 기축 매입임대주택 예산(5000억원)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역경매 방식을 도입하면 분양가의 70% 이하 매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정부는 ‘미분양 직접 매입’에 소극적이었으나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이 수도권 전체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 물량에 자금이 묶여버린 탓에 건설사들이 수도권에 신규 주택을 공급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8700가구에서 2024년 1만7200가구로 1년 새 2배로 늘었을 만큼 증가세가 가파르다.

업계는 일단 긍정적이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구매하는 1주택자에게 ‘주택 수 제외’ 등 세제 혜택을 주는 금융 대책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계약과 동시에 현금이 지급되는 만큼 유동성 위기에 있는 지방 중견 건설사들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비판도 만만치 않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 없는 곳에 아파트를 올리는 건설사의 체질 개선이 없다면 위기 사이클마다 이런 지원을 반복하는 선례가 생긴다”며 “건설사가 어떤 자구노력을 했는지도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책의 성공은 어느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얼마에 매입하느냐에 달렸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입지가 좋지 않거나 시세보다 비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악성 재고’다. 이 때문에 임차 수요가 있는 지역의 주택을 적정 가격에 사들이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여전히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고가 매입’ 논란만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지방 아파트를 매입하면 매입임대 수요가 높은 수도권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시세의 90%로 공급한다 해도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주거복지 대상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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