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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명품가격, 백화점 역전
지난해 12월 명품매출, 두자릿수 감소
레이디 디올부터 루이비통 알마까지
럭셔리 소비 타격···사라진 ‘면세점 찬스’
4대 면세점, 지난해 적자 3000억 육박
긴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면세업계가 지난해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근래 가장 나쁜 실적을 거뒀다. 14일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내 면세점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면세점 명품 소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일부 명품 브랜드의 경우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이 국내 백화점보다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소위 ‘면세점 찬스’도 사라지면서 면세점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1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에 진출한 주요 럭셔리 브랜드 22곳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9357만 달러로, 전년 동기(1억 682만 달러) 대비 약 1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별 매출 감소 폭을 살펴보면 구찌가 -51%로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고 프라다(-21%), 셀린느(-23%), 디올(-10%) 역시 전년 대비 두자릿수 매출 감소를 나타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5% 가량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12월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이는 12·3 계엄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등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비교적 싼 가격에 명품을 구매할 수 있었던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3년 말 1287.0원에서 지난해 말 1471.5원으로 급등했다.

실제 일부 명품 브랜드 제품의 경우, 면세점과 백화점 간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 면세점에 따르면, 환율 1450원 기준 ‘레이디 디올 프리지아 카드지갑’의 면세점 판매가는 56만 695원으로 국내 백화점 판매가(55만 원)보다 2.9% 더 높다. 루이비통의 인기 제품인 ‘알마 BB’ 역시 면세가 272만 6940원으로 백화점가(260만 원)보다 4.9% 비싸다. ‘미니 도핀’ 또한 면세가가 493만 1700원으로 백화점가(484만 원)보다 1.9%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관세를 포함할 경우 면세점에서 명품을 구매할 때의 가격 부담은 더 커진다.

업계에서는 고환율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면세점 업계 불황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국내 주요 면세점 4개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합계가 30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6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 적자로 전환했고, 신세계면세점도 359억 원 적자로 1년 만에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288억 원 손실로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롯데면세점도 작년 9월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922억 원에 달한 데다 4분기에도 적자 기조가 지속돼 연간 1000억 원대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1위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글로벌 인기 그룹 BTS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업계 전체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으나 현재 면세점 4사 중 광고 모델을 쓰고 있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가기 시작할 때부터 입국 관세까지 포함하면 명품 가방을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게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더 비싸다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명품을 사려는 소비자들도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경향이 강해져 면세점만의 메리트가 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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