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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장악 사전 준비 정황
12월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뒤 본관 지하에서 계엄군들이 분전함을 조작해 전력을 차단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제공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군이 국회 본청에 있는 107개 분전함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에 노출돼 무방비한 분전함을 찾아 전기를 끊은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국회를 장악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없었다면 파악하기 어려운 보안 사항이어서, 국방부가 파견한 양아무개 국회협력단장(준장)의 협력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보인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회사무처에게서 받은 자료를 보면, 계엄군이 내란 당일 단전을 시도한 국회 본청 지하 1층의 단전함은 본청 건물에 위치한 107개 분전함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 복도로 노출돼 있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분전함들이 기계실이나 승강기실, 전기케이블통로(EPS)실 등 실내에 있어 전기 공무직 60명, 설비과 9명 등 승인받은 공무원들만 보안카드를 찍고 드나들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 분전함은 지난 18일 윤 의원실이 확인해보니, 별도의 잠금 장치도 없어 보안이 뚫려있는 상태였다.

계엄 1개월 전 수도방위사령부가 국회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를 찾아 비상시 국회 전기 공급과 관련한 내용을 문의한 사실이 알려졌고, 육군특수전사령부가 지난해 3월 국회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헬기 착륙 가능 지점을 조사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한 사실도 이미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양아무개 국방부 국회협력단장이 내란 세력에 협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 단장은 검찰 참고인 조사와 윤건영 의원실 서면질의 답변서 등에서 ‘계엄 당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적어도 7차례 전화를 받아 계엄군 길 안내를 부탁받았지만 어렵다고 답했다’며 내란 가담을 부인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소장에도 국회협력단장의 협조 가능성이 여러 차례 적시돼 있는데다, 계엄 하루 전인 12월2일 내란 주동자 중 한 명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본회의 참석차 국회를 찾아 본청 1층 국방부 협력단 사무실에 오래 머문 바 있어, 양 단장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윤 의원은 “사전에 단전을 위한 목적으로 국회 설비를 파악해두지 않았다면 100개가 넘는 분전함 가운데 보안이 약한 단 하나의 분전함으로 계엄군들이 직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반드시 단전 당시 상황과 국방부 국회협력단의 내란 당시 역할이 수사로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계엄군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12월4일 새벽 국회 본청 지하 1층을 찾아 새벽 1시7분2초부터 5분48초 동안 지하 1층 전력 일부를 끊는 데 성공했다. 계엄군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됐다’며 철수를 요구하는 국회 직원의 말을 듣고 차단기를 올려 전력을 복구하고 철수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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