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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편의점, 얼굴 결제 본격 도입
지갑·스마트폰 없어도 얼굴로 구매
이마트24, 아마존고처럼 자동 결제
13일 서울 강남구의 GS25 DX랩점에서 한 손님이 안면 인식 단말기를 사용한 얼굴 결제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박경담 기자


#1. 13일 오후 2시,
GS25가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 점포 DX랩점
의 계산대 모습은 여느 편의점과 달랐다.
매장 직원은 손님이 내민 과자 봉지 바코드를 찍더니 "무엇으로 결제하시겠어요"라고 물었다
. 고객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알아서 꺼내는 보통 편의점에선 접하기 힘든 질문이었다.
"얼굴 결제요"라고 답하자 직원은 카드 단말기 오른쪽에 있는 안면 인식 단말기를 안내했다.
'원 안에 얼굴을 맞춰주세요'라는 단말기 문구를 따라 얼굴을 딱 맞게 대자 곧바로 결제 완료라고 떴다
.

#2. 같은 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마트24 코엑스점은 계산대가 아예 없었다
. 입구는 보안이 강한 회사처럼 투명 자동문으로 막혀 있었다. 키오스크에서 신용·체크카드, 네이버 출입증 QR 등 입장 수단을 고른 후 인증하자 출입문이 열렸다.
생수 한 병을 들고 입구 옆 출구로 나오자 스마트폰에 알림이 떴다. 1,100원 결제 영수증이었다.


주머니나 가방 속에서 주섬주섬 지갑,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세상이 점점 소비자 곁에 다가오고
있다.
얼굴만으로 값을 치르는 '얼굴값'은 신용카드, 모바일페이 등으로 진화해온 간편 결제의 끝을 보여준다.


현재 얼굴 등 생체 정보는 대부분 보안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문은 물론 눈동자나 얼굴 인식을 통해 회사나 기밀 시설에 들어가는 건 더 이상 첩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아닌 일상 속 모습이다.
생체 정보는 결제 수단으로도 사용하게 되면서 쓰임새가 한 단계 더 확장하고 있다.

단 1초면 계산, 간편하고 대기 단축



1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마트24 코엑스점 모습. 계산대가 없는 이 점포는 인증을 거쳐야 출입구가 열리고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 결제된다. 박경담 기자


얼굴 결제 자체가 낯선 기술은 아니다.
신한은행은 2020년 한양대 캠퍼스 내 식당·편의점 등에 얼굴로 식권, 상품을 구매하는 페이스페이를 도입했다. 네이버페이 역시 2024년 경희대 서울캠퍼스 식당·카페에서 같은 결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다만 얼굴 정보 제공에 대한 거부감, 단말기 보급 문제 등으로 확산하진 못했는데
GS25, CU는 이번 달 직원 대상으로 시범 실시를 한 후 3월에는 각각 30여 곳에서 본격 가동
한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상반기 중 이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세 편의점 회사는 얼굴 결제를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사실상 첫 업체라고 볼 수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한
토스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보안성을 검증해 정보 유출 등 위험을 차단했다
고 강조한다.

얼굴 결제는 무엇보다도 간편하다.
지갑, 스마트폰을 깜빡 놓고 집 앞 편의점에 몸만 가더라도 물건을 사는 게 가능
해진다. 속도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단 1초면 끝나는 얼굴 결제가 정착하면 야구장 등 사람이 몰리는 편의점에서 고객 대기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에선 중국이 얼굴 등 생체 정보를 활용한 결제가 가장 보편화된 국가다.
중국 텐진시는 교통카드 등을 찍지 않고 얼굴 인식을 통해 지하철에 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에선 손바닥을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까지 나왔다. 손바닥 결제는 쌍둥이 등을 구분하기 쉽지 않은 얼굴 인식의 한계를 보완한다.

얼굴 결제, 편의점이 적극적인 이유



이마트 코엑스점의 아이스크림 진열대. 냉동고에 무더기로 들어있지 않고 진열대에 꽂혀 있다. 아이스크림을 꺼내면 무게 센서가 작동해 어떤 상품을 골랐는지 인식한다. 박경담 기자


편의점이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비해 얼굴 결제에 더 적극적인 면도
눈길을 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 주 이용 고객이 기술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10~30대라 새 결제 수단도 먼저 도입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2021년 9일 문을 연
이마트24 코엑스점에서 출구를 나서기만 해도 결제되는 건 상품 진열대마다 저울 같은 무게 센서가 있기 때문
이다. 고객이 물건을 집으면 센서가 작동해 어떤 상품을 골랐는지 알아차린다.
일반 매장에서 냉동고에 무더기로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이 이 매장에선 한 개씩 선반에 꽂혀 있는 이유다.


또 천장에 달린 라이다(LiDAR) 카메라 6대는 구매자를 구별한다.
두 사람이 같은 상품을 각각 사거나 여러 사람이 고른 물건을 한 명이 결제하는 게 모두 가능하다.
미국 아마존고와 닮은 무인 매장
이다. 이마트24는 비용 문제로 이 점포를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자동 결제를 일반 점포에 부분적으로라도 접목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장 결제가 일어나는 유통, 외식업계는 간편한 결제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얼굴 결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다만 실제 사용 여부는 매장 혼잡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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