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 인스타그램 캡처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고인의 일기장이 공개됐다.
19일 채널A에 따르면 유족이 공개한 오씨의 2023년 2월 일기장에는 “선배들이 나의 잘못을 샅샅이 모아 윗선에 제출했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쉴 새 없이 날 욕했다” “당신들이 나를 아니라고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배우거나 연습하기보단 회피하며 술이나 마셨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해당 일기를 쓰기 이틀 전 오씨는 재계약 논의를 위해 만난 MBC 관계자에게 직접 고충을 털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오씨는 “제가 너무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는데 제대로 사과드리지 않아서 계속 사과를 하는 도중에 뭔가 마찰이 많았다”며 “제가 뭔가 나쁘게 생각될 만한 짓을 했는데 이제 겸손하지 못하게 해서 뭔가 더 화나시고 더 그런 상태이긴 하다”고 말했다.
또 “제가 표현도 되게 서툴고 뭔가 빠릿빠릿하게 연락을 한다든가 아니면은 살갑게 한다든가 이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해를 많이 사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MBC 관계자는 오씨에게 “선후배 간에 우리 기자들도 항상 좋은 얼굴만 볼 수는 없다”며 “내부적으로 선후배 관계는 잘 풀면 된다”고 조언했다. 유족은 이 관계자가 오씨가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진 MBC 관계자 4명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밝혔다.
2021년 MBC에 입사한 오씨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고 지난해 12월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고인의 유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