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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은 민족사 비극 상징…증오의 언어로 대한민국 고통" 비판
"개헌 로드맵 제시해야"…김두관도 "李 대표 결심하면 원포인트 개헌 가능"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 축사하는 김부겸 전 총리
(광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8일 경기 광명시 KTX 광명역에서 열린 비명계 인사들 모임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축사하고 있다. 2025.2.1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비이재명(비명)계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8일 강성 친명(친이재명) 성향 당원인 이른바 '개혁의딸'(개딸)을 향해 "여러분이 쓰는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대한민국을 고통을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KTX 광명역에서 열린 비명계 인사들 모임 '희망과 대안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이 같은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총리는 "개혁의딸로 일컬어지는 민주당 열혈 지지층 여러분 정말 고맙다. 여러분 덕에 민주당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여러분이 보이는 행태는 한 번 더 고민하고 바꿔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여러분이 쓰는 증오의 언어, 예를 들어 '수박'이라는 단어는 민족사의 비극과 상처, 희생, 피를 상징하는 단어였다"며 "그런 역사를 아신다면 여러분은 그런 용어 쓰지 않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수박'이라는 단어는 강성 지지층이 중도파 의원들이나 당원들을 겨냥해 '겉은 파란데 속은 빨갛다'라는 뜻을 담아 사용하는 멸칭이다.

특히 비명계 일각에서는 이른바 '빨갱이가 아닌 척하는 빨갱이'를 뜻하는 색깔론이 투영된 '극우 용어'라며 반발해 왔다.

김 전 총리는 "다양성과 민주성, 포용성이 사라진 민주당에는 미래가 없다. 내부의 다양성을 부정하고 다른 목소리를 배척하는 민주당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라며 "의견이 다르다고 몰아세우고, 갈라치기를 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통합과 미래를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또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가려면 현재의 민주당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여러 헌정질서 수호 세력을 모아 더 큰 연대를 펼쳐야 한다"며 "민주당을 넘어서는 통합과 연대의 장을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한다"면서 개헌론을 폈다.

김 전 총리는 특히 "헌정질서를 짓밟는 절대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견제가 가능한 권력구조로의 개편을 포함해 국민소득 3만5천불 시대에 맞는 헌법, 지방분권이 포함된 헌법을 위해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 로드맵을 제시하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행사에 참여한 비명계 인사 김두관 전 의원도 "이재명 대표는 '내란세력이 준동하기 때문에 제압이 먼저'라고 하지만, 저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이미 너무 많이 드러났다고 본다"며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개헌을 위해 물리적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이 대표가 결단하면 적어도 원포인트 개헌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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