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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사우디서 미러 고위급 회담 개최
트럼프·푸틴 통화 엿새 만에... '속도전'
젤렌스키, 중동 순방... 19일 사우디로
마코 루비오(왼쪽 두 번째) 미국 국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세르게이 라브로프(맨 오른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중단을 의제로 한 회담에 참석해 있다. 리야드=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단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이 18일 오전(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됐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과 러시아가 마주앉은 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 협상 즉각 개시'에 합의한 지 엿새 만에 '속도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다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우선 미러의 관점
이 미묘하게 다르다.
미국은 '러시아의 종전 의지 확인'이라는 입장인 반면, 러시아는 '미국과의 비정상적 관계 청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협상이어서 향후 진통도 예상된다. 하지만 개전 한 달 후인 2022년 3월 튀르키예 중재로 열린 평화협상이 곧바로 흐지부지된 뒤, 약 3년 만에 종전 논의가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이번에야말로 전쟁 종식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티딜' 우려 불식? 美 "러 의중 파악용"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리야드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 성격을
"러시아가 '평화를 위한 대화'에 진지하게 임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첫 단계"
라고 규정했다. 미러 정상 간 통화 이후 첫 대면 회담인 만큼,
'탐색전'
에 가깝다는 취지다. '협상'이라는 단어 대신 '양 정상 간 대화의 후속 조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의 요구 사항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더티 딜(dirty deal·더러운 거래)'을 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유럽의 비판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해석
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푸틴 대통령의 대화 전후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반대' '우크라이나 영토 반환 불가' 등을 못 박았다. 모두 러시아가 내민 '종전 조건'이다.

미국 측 협상 대표단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끌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 중동특사도 포함됐다. 루비오 장관은 전날 리야드에서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했는데, 이때 종전 관련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향후 미러 간 중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에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해 있다. 리야드=AP 연합뉴스


'대러 제재 해제' 목적? 러 "미러 관계 개선"



러시아 분위기는 미국의 '과대해석 경계' 기류와는 다르다.
이번 고위급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이참에 미러 관계 회복도 이뤄내겠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루비오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 행정부가 세운 일방적 장벽과 관련해 건의했다'고 알려진 데다, 러시아 대표단에 국부 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회장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18일 드미트리예프 회장은 "어제 미국 대표단 일부와 이미 만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 해결사"라고 말했다. "미러 간 협력은 양국 경제 모두에 이로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오른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이 참석해 있다. 리야드=AP 연합뉴스


배제된 우크라 "제2 아프간 만들지 말라"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불참했다는 점이다.
자국은 물론 유럽과도 조율 없는 미러 간 대화는 거부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 대신 '아군 확보'를 위한 치열한 외교전에 나섰다. 미러 회담 정당성 부정 및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 참여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17일 아랍에미리트(UAE), 18일 튀르키예를 잇따라 찾았다. 미러 고위급 회담 이튿날인 19일에는 사우디 방문도 예정돼 있다.

나토 가입 필요성도 거듭 주장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 ARD방송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보장하지 않은 채 휴전을 추진하면 우크라이나가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탈레반과 2020년 평화협정을 맺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했지만, 갑작스러운 안보 공백이 도리어 탈레반의 권력 재장악으로 이어진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주장이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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