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대동맥류 파열로 생사의 위기에 놓였던 권모씨가 이대대동맥혈관병원에서 무사히 치료를 받고 지난 14일 퇴원했다. 사진은 보호자인 아들(왼쪽부터), 환자 권씨, 송석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이화여대의료원 제공

복부대동맥류 파열로 35분간 심정지 상태였던 80대 환자가 극적으로 살아난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18일 이화여대의료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시 자택에서 샤워 중이던 권모(84)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어 쓰러졌다. 치매를 앓던 권씨를 곁에서 돌보던 아들은 발견 즉시 119에 신고했다.

권씨는 평소 진료받던 경기도 고양시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검사 결과 복부대동맥류 파열로 진단받았다. . 대동맥파열은 골든타임이 따로 없다고 할 정도로 초응급 질환이다. 이에 권씨 측은 긴급 수술이 가능한 서울 강서구 이대대동맥혈관병원에 전원 의사를 타진했고, 병원 측으로부터 즉시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다시 구급차를 탄 권씨와 아들은 오후 5시 30분쯤 이대대동맥혈관병원에 도착했지만, 이송 도중 권씨의 심장은 멈춘 상태였다. 의료진이 35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권씨의 심장은 뛰지 않았다.

그러자 아들은 ""며 오열했다. 그 순간 기적처럼 권씨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송석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팀은 즉시 수술에 들어갔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난 가운데, 권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약 3주 뒤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이후 약 2달 간의 재활치료와 의료진들의 집중치료를 받은 권씨는 지난 14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런 사연은 권씨가 퇴원할 때 그의 아들이 '송 교수님과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의료진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남기며 알려졌다. 송 교수는 ""라며 "아들의 간절한 염원 덕분에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오세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