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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8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9차 변론에서 탄핵소추인인 국회 측은 사실상 최후변론에 가까운 의견을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사건 본질에서 벗어난 ‘부정선거 의혹’을 재차 내세우면서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에 시간을 썼다. 지난 3~8차 변론기일 모두 출석한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에 왔다가 변론 시작 전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탄핵소추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1호 발표’ ‘군·경찰 투입한 국회 방해’ ‘영장 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정치인, 법조인 등 체포 지시’ 행위 위법성 등 5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핵심 쟁점은 12·3 비상계엄 선포 행위의 위헌·위법성 여부다.

사실상 최후변론에 가까운 국회 측 ‘의견 진술’

국회 측은 내란 관련자들의 피의자신문조서와 증인신문 등을 근거로 절차와 요건을 갖추지 않은 계엄 선포는 위헌·위법하다고 밝혔다. 계엄을 선포하면서 안건이나 의결도 없는 ‘5분 국무회의’를 열고 회의록도 작성하지 않아 절차적 위법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계엄 선포가 국회를 대체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점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 장순옥 변호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를 해산하고 국회를 대체하는 비상입법기구를 구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두환 신군부가 1980년 10월 추진한 임시 입법기구인 ‘국가보위입법회의’를 연상시킨다는 취지다. 헌재에서 증거로 채택된 ‘비상입법기구 문건’은 “예비비 확보”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등 내용이 담겼다. 이 문건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전달됐다.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실제 ‘군·경찰의 국회 침탈과 국회의원 체포’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홍장원 당시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에 대한 “위치 확인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검찰 진술서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검토한 ‘국회의원 정치활동 전면 금지’ 내용의 포고령 1호를 “실제 집행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일 6차례 직접 전화해 “포고령 1호에 근거해 ‘정치인 체포지시’를 했다”고 진술했다.

윤석열 측, ‘중국 선거 개입’ 음모론 주장 계속

윤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중국 개입설’과 같은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까지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선관위가 친중 성향을 드러내 홈페이지에 중국 선거·정치 공작 책임자를 홍보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나라 국회가 중국인 스파이 활동을 처벌하는 간첩법 개정을 미루고 있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전쟁이나 사변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중대한 위협 상태였다”며 “왜 언론을 통해 하지 않았느냐면 우리나라 언론은 전국 언론노조가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궤변도 내놓았다. 영장 없는 선관위 압수수색은 “대통령이 헌법 질서 수호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 막판까지 ‘재판 지연’ 전략

윤 대통령 측은 증거채택을 두고 계속 시비를 걸었다. 국회 측이 수사기록을 제시하자 윤 대통령 측은 거세게 항의했다. 조대현 변호사는 “법정에 증인으로 나오지 않은, 피청구인(윤 대통령) 측에서 반대신문으로 신빙성을 탄핵할 수 없는 진술 조서에 대해 증거로 조사하는 것은 법률(형사소송법)에 위반된다”며 “증거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재판부의 증거 (채택) 결정은 이미 4차 기일에 이뤄졌다. 지금 이의신청하는 것은 기간을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미 그 점에 대해서는 두차례 이상 재판부의 의견을 밝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변호사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가방을 들고 심판정을 나갔다.

윤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추가 증인·증거신청을 냈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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