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풀무원 두유면 인기에 설비 기지 이관
생산량 최대 4배 이상 늘어
콩으로 만든 대체면 인기 보면서
대체식품 공략법 얻은 식품업계
“결국은 맛·영양이었다”

밀가루 없는 ‘제로면’으로 알려진 풀무원의 ‘두유면’이 시장에서 통한 것 같습니다. 면 음식을 즐기는 일명 ‘면순이’들의 입소문을 받은 덕분입니다. 두유면은 콩을 갈아 면으로 만든 것인데 일반 면발에 가까운 식감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전날 두유면의 생산 기지를 자체 생산 공장인 의령 두부 공장으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생산기지를 옮기면 두유면의 월 생산량은 4배 이상 늘어납니다. 식품업계는 풀무원이 협력사 공장을 사용하다가 자체 생산 기지로 옮기는 것에 대해 두유면의 인기가 ‘반짝’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풀무원 지구식단 두유면. /풀무원 제공

두유면의 성과를 두고 식품업계에서는 무게감 있게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간 대체식품 시장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3~5년 전 세계 유수의 컨설팅 기업은 식물성 육류 등의 소비 증가에 따라 세계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전통적 식품에 집중해 오던 대기업들이 대체식품 관련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봤습니다. 이런 전망 속에 식품회사들은 실제로 관련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고 신제품도 내놨는데, 생각보다 매출은 좋지 않았습니다.

현업부서에서는 “대체식품 시장 성장성에 대한 시장조사 자체에 흠결이 있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른바 ‘설문조사의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뜻입니다. 설문조사의 함정을 설명할 땐 주로 한 회사의 여성잡지를 사례로 들곤 합니다. 한 회사가 여성잡지를 새로 선보이려고 하면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기존 잡지와는 달리 루머와 성(性), 스캔들을 전혀 담지 않은 잡지가 나온다면 사보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해 95%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잡지 17호 발행 후 폐간이었습니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설문에 진의를 담지 않고 참여했다는 뜻입니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왜 식물성 식단을 선호하느냐고 물으면, 도축 과정, 동물복지, 그냥 신념이란 답이 나온다. 그런데 매출이 늘지 않으니 인스타그램에 ‘#오늘의 비건 식단’이라고 샐러드 사진 올리고 그 이후에 스테이크를 먹는 건 아닌지, ‘무늬만 비건’이 많은 건 아닌지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풀무원의 행보를 보면서 식품업계는 대체식품 시장 공략법이 좀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동물복지나 가치소비 등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 아니라 건강을 키워드로 잡았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설비를 늘린 두유면은 탄수화물의 불필요한 섭취를 줄이면서 칼로리를 85㎉까지 낮췄습니다. 탄수화물은 줄이면서도 고식이섬유(6g)·고칼슘(342㎎) 등 영양은 챙겼습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유면은 실제 면발의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렸다는 점에서 맛이 좋고 건강도 챙겼다는 점 덕에 성공했다고 본다”면서 “대체식품 시장 공략법도 결국은 맛과 건강이라는 큰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는데 그간 너무 동물복지나 가치소비 등 변두리만 봤다”고 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먹거리에 변화가 있어도 전통적인 가치는 크게 훼손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대체식품 경쟁에 더 속도가 나지 않을까요. 맛과 건강을 두루 챙긴 각종 대체식품의 화려한 데뷔전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633 "황금폰 까봐라!" 장담하더니‥아들 나오자 "통화하긴 했어" 랭크뉴스 2025.02.19
44632 [속보] 최상목 “지방 미분양 주택 사들여 건설경기 지원···4.3조 철도지하화 추진” 랭크뉴스 2025.02.19
44631 경찰 “하늘 양 가해 교사, 휴대전화로 범행 도구 검색” 랭크뉴스 2025.02.19
44630 안 팔리는 비수도권 아파트, LH가 사들인다 랭크뉴스 2025.02.19
44629 [속보] 첨단산업 전력지원 ‘에너지 3법’, 산업위 통과 랭크뉴스 2025.02.19
44628 강남역·홍대역 제쳤다…가장 붐빈 서울 지하철역 1위 어디 랭크뉴스 2025.02.19
44627 헌재, 문형배 원색적 비난·가짜뉴스에 "수사의뢰 논의" 랭크뉴스 2025.02.19
44626 여야, 명태균특검 놓고 옥신각신…"檢수사 봐야" "수사 맹탕" 랭크뉴스 2025.02.19
44625 입원 닷새째 프란치스코 교황, 양쪽 폐에 폐렴 진단 랭크뉴스 2025.02.19
44624 '명태균 게이트' 수사 재개‥윤 대통령 부부 겨눈다 랭크뉴스 2025.02.19
44623 "나 일본 여행 갔다 왔는데 너도?" 그 결과…일본인 2명 중 1명 "한국에 친근감" 랭크뉴스 2025.02.19
44622 “왜 이런 아이가 우리 학교에…” 장애 학생 부모에 비수 꽂은 교장 랭크뉴스 2025.02.19
44621 작년 3분기 임금근로 증가 6년만 최소…20·40대 역대 최대 감소 랭크뉴스 2025.02.19
44620 상호관세에 車관세 25% 덮친다…4월2일은 한국 '악몽의 날'? 랭크뉴스 2025.02.19
44619 홍준표 “명태균과 딱 한번 통화, 김건희 팔며 실세라 거들먹” 랭크뉴스 2025.02.19
44618 ‘문형배 집 앞 시위’ 옹호한 강승규 “그게 국민 여론…좀 잘 인식했으면” 랭크뉴스 2025.02.19
44617 [속보] ‘51일 파업·도크 점거’ 옛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 징역형 집유 선고 랭크뉴스 2025.02.19
44616 [단독]AI업계 만나는 안철수…대권 행보 본격 '시동' 랭크뉴스 2025.02.19
44615 "역시 1등 오시니"…김문수 간 나경원 토론회, 의원 60명 운집 랭크뉴스 2025.02.19
44614 홍준표 "내 아들, 명태균에 속아 감사 문자 보낸 것...문제 되나?" 랭크뉴스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