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과 학생들(아래쪽)이 탄핵 찬성 집회를, 보수단체 회원들과 학생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각각 열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학교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다. 학생·동문 등은 극우 세력이 ‘대학생도 탄핵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반민주주의 선동을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신들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인’이라고 밝힌 100여명은 17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주도한 김아무개씨는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며 “진실이 왜곡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광화문 등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처럼 ‘불법 탄핵 각하하라’,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이 적힌 손푯말과 태극기·성조기 등을 흔들었다.
이들은 12·3 내란사태 이후 윤 대통령 퇴진 요구를 결의한 지난해 12월5일 학생총회 투표 결과를 부정했다. 당시 총회에선 2556명 가운데 2516명이 ‘윤석열 퇴진 요구안’에 찬성했다. 반대 4명, 기권 36명이었다. 이날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이를 두고 “일반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일방적 입장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단체인 ‘트루스포럼’ 등은 지난 15일에도 서울대에서 탄핵 반대집회를 예고했다가 학생·동문 등의 항의를 받은 바 있으며, 지난 10일엔 연세대에서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다.
한편, 이날 서울대 학생회관 옆에선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학생·동문 등 70여명(주최 쪽 추산)이 탄핵찬성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퇴진 쿠데타 옹호세력 규탄 서울대 공동행동’을 제안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4학년 이시헌씨는 한겨레에 “극우 세력이 (학생이 적은) 방학을 틈타 마치 ‘대학생들도 탄핵에 반대한다’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이날 탄핵 반대 집회는) 2500여명이 윤석열 퇴진에 찬성한 학생들의 여론과 완전히 반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쪽은 “민주주의 지켜내자”, “내란 세력 물러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학생회관 쪽으로 행진했다. 다만 학교와 경찰 등이 제지하면서 양쪽 간 직접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