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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 광화문 강경 우파 집회의 배후 실세
김종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대 대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최측근으로, 요즘 매주 열리는 우파 집회의 실질적 주최자다. 김경록 기자


9화 : 광화문 강경 우파 집회의 배후 실세


" 제가 극우 같아요? "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대표인 김종대(62) 목사가 불쑥 반문했다. 지난 5일 만나 인터뷰를 하던 도중이었다. 자신에게서 외골수, 선동, 극단으로 상징되는 극우의 이미지를 찾아보라는 뜻인 듯했다. 검은색이 섞인 금테 안경에 단정하게 머리를 올린 그의 모습은 온건했다. 그가 목소리 톤을 높였다. “이런 게 극우면 지금 서울 광화문에 모인 2030세대, 대한민국 절반이 극우란 소리”라고 말했다.

김종대 목사는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하늘소망교회 담임목사다. 동시에 광화문 집회 등 요즘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탄핵 반대 집회의 ‘주력부대’ 대표도 맡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우파 집회를 이끄는 사령관인 셈이다.
김종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 "내가 극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대 대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최측근으로, 요즘 매주 열리는 우파 집회의 실질적 주최자다. 김경록 기자

김 목사는 전광훈 목사(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원로)의 최측근이다. 그런데도 베일에 가려져 왔다. 그가 주도한 우파 집회에서 그의 사진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이라 사진이 거의 없다”고 대국본 측에서 말할 정도다. 김 목사는 ‘자유마을’ 주민의 수장 역할도 수행한다. 자유마을은 대국본 산하에 있는 전국 지역 단위의 풀뿌리 조직이다. 지난달 17일 부산에서 만난 정윤경 자유마을 실행위원장은 “우리가 윤석열이다”며 탄핵 반대를 외쳤다.

김 목사는 전광훈 목사에 이어 사실상 2인자이며 숨은 실세다. 대국본과 자유마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운동의 방향을 정한다. 격동의 탄핵 정국을 이해하려면 전광훈 목사와 대국본을 주축으로 한 강성 우파의 머리와 몸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尹 정국인식 해부’ 취재팀이 김 목사를 서울 사랑제일교회 근처 사무실에서 접촉한 이유다. 그는 “기성 언론이 인터뷰 내용을 편파적으로 왜곡하는 일이 많다”며 인터뷰 제안을 한동안 고사했다. 실랑이 끝에 성사된 인터뷰에서 그는 생각과 구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정윤경 목사가 2025년 1월 17일 더중플 취재진에게 부산시 사상구 주임재교회에서 탄핵 반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정 목사는 대국본의 풀뿌리 전국 조직인 '자유마을'의 실행위원장으로 김종대 목사와 생각을 공유한다. 송봉근 기자

김 목사의 행동은 전광훈 목사와 닿아있고, 생각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국 인식과 닮았다. 김 목사는 ‘윤 대통령 탄핵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일반 국민조차 그런 식으로 체포하고 구속하지 않는데 하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을 가둬 두는 건 심각한 국격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차준홍 기자

인터뷰 이틀 뒤인 지난 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자존심이 대통령이니 당당하려 한다”는 심경을 전했다. 윤상현·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서다. 두 의원은 대국본 주최 집회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여당 의원이다. 윤 대통령과 대국본 대표, 그들이 결집한 ‘애국시민’ 사이 강력한 공감대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에게 대국본의 조직과 활동,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전광훈 목사의 위상과 역할, '반국가세력'과 ‘애국시민’의 정체, 향후 강경 우파 집회의 방향성, 국민의힘 등 보수 정당과의 연계성을 두루 들었다.


Q : 12·3 계엄 시도 이후 대국본 주도의 집회에 변화가 있었나.

A :
과거 저쪽, 그러니까 주사파 같은 반국가세력이 우리 우파에게 프레임을 씌웠다. 할 일 없는 노인들이 나와서 쓸데없이 시위한다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윤 대통령의 계엄으로 나라가 뒤집어졌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사람들이 직접 아스팔트로 나와서 진실을 본 것이다. 특히 2030세대가 붙었다.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보니까 어르신들 활동이 정말 순수하고 따뜻하다는 걸 알았다. 꼬깃꼬깃 용돈을 주고, 떡이며 커피며 간식도 나눠주니까 감동을 한 거다. 어떤 젊은이는 막 운다. 나라를 지키겠다고 서울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은 사심이 없다. 추워 죽겠는데 뭘 바라고 매주 나오겠나. 오직 애국심이다. 그걸 2030이 보고 폭발력이 생겼다.

Q :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나라를 지키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주장한다.

A :
그래서 계엄령이 아닌 '계몽령'이란 말이 나온 것이다. 대국본 입장은 명확하다. 계엄이 곧 계몽(啓蒙)이다. 계몽령이라는 말은 광화문에 나온 어르신들이 만든 용어가 아니다. 요즘 2030세대는 SNS를 통해 다 본다. 대국본에서 어르신들이 7년간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마음으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스팔트를 지킨 모습을 이제 2030이 봤다. 그래서 계엄령이 아니라 국민을 깨운 계몽령이라는 말이 SNS에 퍼졌다. 젊은이들이 ‘이제는 우리가 나라를 지킬게요’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Q : 대국본 집회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했다.

A :
국민의힘에 섭섭한 게 많다. 반국가세력이 집회를 열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부 다 간다. 자기들끼리 사진 찍고 SNS에 올린다. 근데 여당은 우리 보고 ‘극우’라고 선을 긋는다. 오히려 묻고 싶다. 지금 광화문에 모인 국민이 극우인가. 무슨 불똥이 튀어 다음 선거에 공천 못 받을까 봐 코빼기도 비추지 않으면서 엄청 섭섭하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굉장히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한다.
지난달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난동을 부리고 있다. 뉴스1


Q : 열성 우파 집회가 과격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A :
과격화는 문제다. 처음 집회를 할 때부터 우린 신앙을 기반으로 했다. 대국본을 중심으로 서울 광화문에 모인 많은 우파는 기독교인이다. 우린 불법적인 난동이나 물리력 행사를 주장하지 않는다. 지금 우파 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목표로 하는 방향은 같다. 방법의 차이가 생기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사태의 경우, 계엄 이후 처음으로 아스팔트에 나온 분들이 많았던 던 탓에 과격한 행동의 결과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평화 집회의 중요성을 깨닫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Q : 유튜버들이 과격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다.

A :
요즘은 유튜브가 문제를 키운다. 예전에는 그저 순수한 마음, 사심보다 공심(公心)으로 했다. 그런데 유튜브를 사심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 구독자를 늘리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대국본 방향과 다른 소리를 하며 이간질을 한다.
박경민 기자


Q : 전광훈 목사를 내란선전·서부지법 폭동 선동 책임자로 고발하겠다고 한다.

A :
반국가세력에서는 얼마든지 프레임을 씌울 수 있다. 전 목사를 쓰러뜨리면, 우파 조직의 붕괴는 시간문제니까 공격하는 것이다. 나는 전 목사 곁에서 7년간 광화문 집회를 함께 했다. 옆에서 보면 (선동·폭동 등) 그런 일 안 했다. 경찰들도 ‘민노총 집회 같은 덴 살벌한데 여긴 느슨하다’고 한다. 우리가 집회를 하루 이틀 한 게 아니다. 과격·불법 집회를 했다면 문재인 정권 때 살아남았겠나. 난동이나 불법은 철저히 배격한다.

Q : 전광훈 목사의 위상과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A :
오늘날 광화문 국민대회는 전광훈 목사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매주 광화문에서 우파 집회를 여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지만, 우파 진영에서 집단행동을 통해 불의에 맞선다는 개념 자체가 처음에는 없었다. 좌파들만 촛불집회를 통해 뭉쳤을 뿐이다. 우파도 그러한 결집의 중요성을 인식하긴 했지만 아무도 행동하지 못했다. 이를 실현하고, 장기간 이끌어 가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독교를 믿지 않고 전광훈 목사를 지지하지 않는 2030 우파 사이에서도 ‘7년간 광화문을 지킨 전 목사의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계속)

“분열하면 망한다...함께 하자고 설득중”

최근 ‘광화문’과 ‘여의도’로 나뉜 우파 집회 분열 양상을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대규모 아스팔트 집회를 언제까지 이어나가려 하는 지도 물었습니다.
광화문 강성 우파를 이끌고 있는 김 목사의 심중 토크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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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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