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줄곧 국회에 군부대를 투입한 건 질서유지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질서를 지키러 들어갔으면 왜 전기를 끊겠습니까.
최근엔 "대통령집무실에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이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왔죠.
윤 대통령이 국회와 언론사 등 주요 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정황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구민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계엄 당일 국회 투입 병력을 현장 지휘했던 김현태 특전사 707특임단장은 최근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나와 국회의사당 전기를 차단하려 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김현태/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지난 6일)]
"사람이 많고 못 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설명드렸는데 그때 '전기라도 차단하는 방법 없겠냐' 이런 말씀하셔서 그럼 한번 찾아보겠다 그러면서 지하 1층으로 이동했습니다."
당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과 함께 있었던 김 모 방첩부대장은 검찰 조사에서, "곽 전 사령관이 대통령 전화를 받은 뒤 이전과 달리 본회의장 강제 단전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전기를 끊으면 의결시스템을 못 쓰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단전은 자신의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단전 논의는 '의원 끌어내라'는 대통령 지시 이후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김형두/헌법재판관 - 곽종근/전 특전사령관 (지난 6일)]
"<전기 끊어야 되나 이 생각을 했다는 건데 뭔가 무슨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그거 하려면 뭘 이걸 해야 되나 하고 생각했다는 거죠? <예.>"
그런데 이 '단전'이라는 단어는 계엄 상황에서 유독 여러 차례 등장했습니다.
[허석곤/소방청장 (지난 4일)]
"언론사 다섯 곳을 말씀을 하시고 경찰 이야기를 하고 요청이 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 이런 뜻으로… 간부들도, 제가 아마 '단전·단수가 소방 업무냐, 할 수 있느냐?' 물었는데…"
소방청장에게 전화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도 계엄 당일 대통령집무실 원탁 위에 놓여 있던 '단전·단수' 관련 문건을 봤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상민/전 행안부장관 (지난 11일)]
"종이쪽지 몇 개를 좀 멀리서 본 게 있습니다.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계엄군 투입의 목적은 '질서유지'였다는 윤석열 대통령, 하지만 단전·단수 문건과 함께 계엄군이 국회 전기를 끊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계엄의 위헌·위법성은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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