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광주서 '탄핵 반대' 집회 공방
이재명 "계엄 시행됐다면 킬링필드"
"악마와 다를 게 무엇인가" 강경 비판
권성동 "왜 광주만...지역주의" 발언 논란
野 명태균 특검 고리로 尹 탄핵 여론전
與 장외서 헌재 흔들기, 17일 헌재 방문도
이재명 "계엄 시행됐다면 킬링필드"
"악마와 다를 게 무엇인가" 강경 비판
권성동 "왜 광주만...지역주의" 발언 논란
野 명태균 특검 고리로 尹 탄핵 여론전
與 장외서 헌재 흔들기, 17일 헌재 방문도
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항의 방문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예진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탄핵 찬반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 수위도 갈수록 고조
되고 있다. 전날 보수 강경 단체가 민주화 성지인 광주에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를 벌인 것을 두고 여야는 "계엄이 시행됐다면 킬링필드였다. 악마와 다를 게 뭔가"(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광주만 민주화운동을 했느냐. 지역주의 조장 말라"(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서로를 적대시하는 거친 공방으로 갈등만 부추겼다.
탄핵 찬반으로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정치권이 통합보다는 분열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
이 나온다. 광주 '탄반 집회'에 李 "악마" 權 "지역주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일로 다가온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 기일을 앞두고 여야는 16일 탄핵 찬반 여론전에 총력을 쏟아부었다. 민주화 성지인 광주에서 열린 강경 보수 세력의 탄핵 반대 집회를 두고 여야는 거칠게 맞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
계엄이 시행됐더라면 납치, 고문, 살해가 일상인 '코리안 킬링필드'가 열리고,
5월 광주처럼 대한민국 전역이 피바다가 되었을 것"
이라며 "전두환의 불법 계엄으로 계엄군 총칼에 수천 명이 죽고 다친 광주로 찾아가 불법계엄 옹호 시위를 벌이는 그들이 과연 사람인가"
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이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편 가르기를 조장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논리라면, 광주는 안 되고 왜 부산·대구·창원·마산에서의 탄핵(반대)집회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광주만 민주화의 성지로 성역화할 수 없다는 논리인데, 당장 야당에선 "내란 정당화를 위해 지역주의를 끌어들이냐"는 반발
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명태균 특검법과 노상원 수첩을 고리로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파면을 촉구하는 여론전
에도 열을 올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명태균 게이트는 비상계엄의 트리거(방아쇠)"라며 "노상원 수첩과 12∙3 비상계엄 김건희 여사 개입 정황, 명태균 특검법이 모두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명씨가 황금폰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다음 날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김 여사가 계엄 전날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두 차례 문자를 보낸 사실 등을 근거로 들었지만 국민의힘은 "특검법을 관철하기 위한 뇌피셜, 망상소설"
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은 27일 본회의에서 명태균특검법을 통과시키며 탄핵 선고까지 몰아붙일 기세다. "무자격 재판관 무효" 탄핵 불복 띄운 與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헌재 흔들기에 총력을 쏟아 부었다. 전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헌재 앞에서 탄핵반대 집회에서
"무자격 헌재 재판관이 재판한다면 아무리 탄핵하라고 결정해도 무효"
라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탄핵 심판 불복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헌재를 압박한 것
이다. 김기현·김민전·이인선·박성민 의원도 전날 울산에서 열린 집회에서 "민주당은 계엄 유발자" "헌법재판소는 헌법파괴자"라며 야당과 헌재에 책임
을 돌렸다. 지도부도 이날 힘을 보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관들은 공정한 변론 진행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서줄 것을 당부
한다"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겨냥했다. 김기현·조배숙·윤상현 등 친윤계 의원들은 17일 윤 대통령 탄핵 심리를 진행 중인 헌재를 항의 방문에 나선다. 탄핵 심리가 시작된 후 벌써 네 번째다. 윤상현 의원은 "헌재의 불공정성을 규탄하기 위해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며 "40여 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참석할 것 같다"고 했다.
조속한 헌재 결정에 '마은혁 변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추가 기일을 지정하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보류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민주당이 강조하는 '신속한 윤 대통령 파면'(헌법재판관 6인 이상 찬성)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불안한 8인 체제'보다는 9인 체제가 파면 가능성을 높이지만 마 후보자가 합류할 경우, 새로 온 재판관이 사건 기록을 재파악하는 변론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최소 1주에서 최대 수개월 걸리는 변론 갱신 절차가 늘어질 경우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4년 전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1심 재판에서 변론 갱신 절차에 7개월이 소요된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 율사 출신인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변론 갱신은 하루 날 잡아서 해도 될 정도로 복잡한 절차가 아니다"라며 "양승태 대법원장의 경우는 특수한 케이스였고 형사 재판과 탄핵 심판은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