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스케치.2024.05.31 사진=한경 최혁 기자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 인상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발표한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수준 국제 비교(2022년 기준)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22년까지 20년간 우리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157.6%(2741만원→7061만원)로 EU 대기업 평균 84.7%(2만7065유로 → 4만9987유로)와 일본 대기업 평균 6.8%(580만5000엔 → 541만엔)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교 대상국 중 우리나라 순위는 대기업 7위, 중소기업 8위를 기록했다. 우리보다 임금 인상률이 높은 국가들은 모두 개발도상국들(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 등)뿐이다.
주요 경쟁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내에서 세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보여준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2002년 대·중소기업 임금의 상대적 수준(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은 한국 70.4%, 일본 64.2%, EU 평균 76.6%였으나 2022년 한국 57.7%, 일본 73.7%, EU 평균 65.1%로 우리나라의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일본·EU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GDP 대비 대기업 임금수준도 156.9%로 EU 평균 134.7%, 일본 120.8%보다 높았다.
반면 1인당 GDP 대비 중소기업 연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90.6%로, 일본(89.1%)과 EU 평균(87.6%)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전 규모(10인 이상) 사업체 연 임금 총액은 5만9191달러로 EU 평균 6만7214달러보다 13.6% 낮았지만 일본 4만8729달러보다는 2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2.98달러(22년 기준, OECD)로 21개국 중 17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임금수준(11위)은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 임금이 최상위 수준인 것은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로 인한 생산성을 초과한 일률적 임금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인상은 지속 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