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선대 그늘 벗어나기는 계속"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83돌을 맞은 16일 "민족 최대의 경사의 날, 인류공동의 혁명적 명절"이라고 기념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83번째 생일을 맞아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충성을 주문했다. 다만 지난해 김일성 국가주석 생일에 '태양절' 명칭을 삭제했던 북한은 김정일 생일을 칭하는 '광명성절' 용어 사용도 올해 크게 줄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사설에서 "오늘 우리의 자위적 국가방위력이 세계 최강의 경지에 올라서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귀중한 성과들이 다연발적으로 이룩되고 있는 현실은 위대한 (김정일)장군님께서 다져 주신 불패의 군력과 자립경제 토대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동지의 애국 애민의 성스러운 역사는 김정은 동지에 의해 빛나게 계승발전되고 있다"며 "전체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결사옹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예전과는 온도차가 감지된다. 북한은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을 광명성절이라 부르며 태양절(4월 15일)과 함께 민족 최대 명절로 기념해 왔지만 지난해 김정은의 독자적인 우상화 기조를 본격화하면서 이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 김일성 생일에는 '태양절' 명칭을 사용을 자제하고 '4·15절' 등 다른 명칭을 내세운 바 있다. 이날 신문에는 광명성절이라는 표현이 5번 등장하며 명칭은 유지했지만 이 표현이 대대적으로 활용됐던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아직 김정일을 기억하는 주민이 많고, 김정은으로서도 김일성과 달리 부친과의 추억이 많은 만큼 광명성절은 태양절만큼 한 번에 지우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광명성절 용어 활용이 줄어든 건) 당정군을 어느 정도 장악한 김정은이 선대 그늘에서 벗어나려 하는 모습 또한 분명하다"고 봤다.